『간판PD들 헤쳐모여』…KBS 월화미니시리즈 살리기

  • 입력 1998년 1월 20일 20시 12분


한국에서 TV드라마의 수명은 시청률에 의해 결정된다. 좀 뜬다 싶으면 질질 끌며 두세달씩 길어지기 일쑤고 시청률이 안나오면 가차없이 막을 내린다. TV3사가 마찬가지지만 지난해 가장 심했던 예는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잠깐 ‘반짝’했던 ‘프로포즈’한편을 제외하고는 시청률이 10% 안팎에 머물렀던 ‘스타’ ‘질주’ ‘열애’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방법’ 등이 줄줄이 조기종영의 된서리를 맞았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좀 달라질 것 같다. KBS가 월화 미니시리즈에 자타가 공인하는 간판급 PD들을 대거 투입해 1년 제작일정을 짜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 가장 먼저 총대를 멘 선수는 ‘신고합니다’를 연출했던 김용규PD. ‘신고…’의 작가 이찬규와 호흡을 맞춰 다음달 2일부터 ‘맨발의 청춘’을 시작한다. ‘맨발의 청춘’에서는 오랜만에 TV에 복귀하는 탤런트 배용준이 주연을 맡았다. 또 고소영 이종원 변우민 등 젊은 연기자들이 출연해 ‘깡패 패밀리’와 ‘법조 패밀리’의 질긴 인연속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사랑을 그린다. ‘맨발의 청춘’후속으로 5월에 메가폰을 잡을 PD는 ‘딸부잣집’ ‘첫사랑’을 만든 이응진 부주간. “얄팍한 인간관계와 가벼운 소재에 머물렀던 기존 드라마와 전혀 다른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킬리만자로의 표범(가제)’을 구상중이다. 7월에는 ‘젊은이의 양지’‘파랑새는 있다’를 연출했던 전산PD가, 9월에는 ‘칼라’ ‘프로포즈’이후 ‘KBS의 감각파’로 인정받은 윤석호PD가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간판PD 정렬’은 지금까지 KBS에서 월화 미니시리즈를 주로 단막극 연출을 막 마친 신참PD들에게 맡겨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 이영국 부주간은 “지금까지 대하드라마 일일드라마 등에 중점을 둬왔지만화제성 미니시리즈물에도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중견연출자들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별은 내가슴에’ ‘예감’ 등 화제성 미니시리즈물에 강한 MBC에 ‘더 밀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불황기에는 TV광고판매율이 시청률에 크게 영향받는다는 현실도 ‘월화 미니시리즈 살리기’에 한몫하고 있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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