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음악채널 KMTV(채널 43)는 27일 국내 유입이 금지돼있는 일본 대중가요를 29일부터 본격적으로 소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반나절만에 철회.
KMTV에서 동남아권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 「동방특급」(밤12시)은 가을 개편과 함께 「일본특급」이라는 코너를 신설, 일본 대중음악의 최신 상위 5곡과 연예계 정보를 전하려다 한국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만류로 그만두기로 했다는 것. 이 프로는 지난 4월부터 동남아 인기곡을 전하면서 이미 일본대중음악을 뮤직비디오로 짧게 편집해 소개해왔는데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아 방송시간과 내용을 확대 보강하려 했다고.
○…이같은 급작스러운 철회는 케이블TV 프로그램을 심의하는 한국종합유선방송위원회측의 제지 때문. 위원회측은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이 일본 대중문화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 문제를 「뜨거운 감자」로 여기는 문화체육부도 일본어가 그대로 나오는 공연을 불허하고 있고 공보처도 방송에서 일본어 노래가 나오는 것에 대해 마찬가지 입장. 이때문에 시청자들의 반응을 업고 일본 대중문화를 소개하려던 KMTV의 시도는 불발에 그치게 됐다.
○…「동방특급」의 이상희 PD는 『청소년들 사이에 일본대중음악이 널리 퍼져 있고 한국가수의 일본 진출도 잇따르고 있으므로 일본 대중음악계의 움직임을 전할 필요가 있다』고 당초 취지를 설명. 10대들은 이미 알음알음으로 일본 가요 음반을 사서 듣고 있으며 스타TV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일본 대중문화를 접하고 있는데 굳이 눈가리고 아웅하듯 일본 가요방송을 막을 이유가 있느냐는 뒷얘기.
일부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 사실상 개방돼있는 일본 대중문화에 대해 이번 기회를 통해 여론의 합의를 구해보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 또다시 일본문화개방에 대해 한바탕 논란이 일듯.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