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섬머 징글벨 「여름썰매」타고 정상질주

  • 입력 1997년 6월 27일 07시 18분


박진영은 대중음악계에서 자기 논리를 펼 줄 아는 몇 안되는 가수중 한사람이다. 다만 그 논리가 아직 덜 여문 게 흠. 그러나 연세대 졸업후 요즘 경기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으며 스스로를 갈고 닦는다. 그런 의지 덕분일까. 이번 3집 「섬머 징글벨」은 작사 작곡에다 편곡, 의상과 안무까지 혼자 해냈다. 『1, 2집은 풋내기 솜씨였지만 이번엔 혼자 해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내 느낌을 전하는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오차가 생기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머리곡 「그녀는 예뻤다」가 왜 과거형인지. 1년반전 2집에서 「청혼가」「엘리베이터」로 열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던 그다. 머뭇거리더니 4년 넘게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말한다. 난데없이 한여름 크리스마스를 노래한 것도 지난 겨울이 너무 썰렁했기 때문이란다. 삼성뮤직에 따르면 이 음반은 현재 35만장이 나갔다. 그것도 한달만에. TV 가요순위도 MBC와 KBS에서 1위이고 SBS는 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두고 주위에서 『재기에 성공했다』고 농반진반이다. 그동안 미국과 아시아 진출을 시도했으나 반응이 없었다. 「국내용」이라는 비난도 비난이지만 낙심도 컸다. 동료들의 눈길이 창피해 미국에서 넉달을 잠행하기도 했다. 『깨달은 바가 많았어요. 음반만 내면 성공하는 줄 알았거든요. 노래할 때 박수가 없으니 왜 그렇게 맥빠지던지…』 「섬머 징글벨」은 그늘의 돌파구가 됐다. 「오만과 편견」을 훌훌 털어버린 이즈음 음악을 즐겨가며 짜임새도 갖출 수 있게 됐다. 「또 하루가 가고」「내 사랑아」 「사랑할까요」등 수록곡은 그같은 의미로 작곡하고 연주하고 또 노래했다. 94년 11월 데뷔했으니 이제 3년이 채 못된다. 박진영은 그동안 『난 딴따라』라고 공언하거나 흐늘거리는 춤과 성적 행동을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로 찬반 양론을 낳았다. 게다가 여기에 특유의 다변으로 대응, 대중음악계의 돈키호테처럼 보이기도 했다. 다시 정상에 오른 요즘. 그는 가장 기쁜 일이 생겼다고 했다. 기다렸던 아시아 무대로부터의 섭외가 드디어 온 것. 7월9일 그는 홍콩 스타TV의 채널 V에 1시간 동안 출연한다. 〈허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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