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엽 기자] 흑인 여가수 토니 브랙스턴이 팝계 「검은 진주」의 계보를 이을 태세다. 3년전 데뷔때부터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던 그가 올해는 아예 선배를 밀어낼 조짐인 것. 그는 특히 팝풍의 두 선배에 비해 흑인 특유의 리듬앤블루스를 계승, 90년대 「블랙뮤직」의 기수가 되고 있는 것. 브랙스턴의 주가는 우선 빌보드 차트 성적에서 두드러진다.
두번째 싱글 「Un―break My Heart」는 최근 11주째 빌보드 정상을 달리고 있고 이 노래의 앨범 「시크리츠」는 수개월동안 상위권에 머물며 4백만장 판매를 기록중이다. 또 첫싱글 「You´re Making Me High」는 지난해 7월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브랙스턴은 올해초부터 굵직한 상을 받았다. 지난 1월 27일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솔과 리듬앤블루스부문 여자가수상과 앨범상을 받은 것.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팝계의 빅이벤트인 그래미상시상을 한달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 브랙스턴의 수상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브랙스턴의 히트곡 「Un―break …」는 첫싱글과 달리 느린 박자의 발라드로 명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가 작곡한 노래다. 그의 매력이 십분 살아나는 이 곡은 멜로디 전개나 악기구성 등이 발라드 가요와 유사해서 한국팬들도 낯설지 않은 일면이 있다. 브랙스턴의 매력은 풍부한 저음과 탁한 허스키 고음. 그의 고음은 휘트니 휴스턴의 곱게 뻗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데 브랙스턴은 최근들어 여성의 섹시함을 내세우는 새로운 면모로 팬층을 넓혀나가고 있다.
브랙스턴은 25일 열리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성 팝가수상」 「최우수 팝앨범상」 등 팝의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여가수중에는 「올해의 앨범」후보에 오른 셀린 디온이나 「올해의 레코드」에 오른 앨러니스 모리세트가 눈에 띄지만 둘은 백인.
팝계에서는 흑인여가수중 휴스턴이 영화 주제가만으로 앨범을 낼 뿐 정규앨범을 통한 승부는 피하고 있는데다 머라이어 캐리 역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랙스턴은 이미 새로운 검은 진주로 성숙했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