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甲植 기자] 「의학신드롬」이 TV를 휩쓸고 있다.
「의학」이 최근 공중파와 케이블 TV에서 드라마와 다큐로 제작되며 인기테마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방영중인 MBC 미니시리즈 「의가형제」(월화 밤9.55)는 의사 이미지를 왜곡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넘치는 수술장면 등 빠른 화면전개와 흥미로운 사건 등으로 3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본격 의학드라마의 「원조」로 지난 94년부터 미국 사회의 화제가 됐던 「ER」(월 밤10.00)와 「시카고 메디컬」(일 밤11.55)도 각각 케이블 TV의 캐치원와 SBS를 통해 방영되며 의학드라마붐에 가세하고 있다.
마이클 크라이튼이 원작과 각본을 맡은 「ER」는 94,95년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96년 에미상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시카고…」도 95년 에미상 남우주연상(맨디 패틴킨·가이거박사역) 수상작으로 의료현장을 중심으로 인종 사회적 갈등을 그려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KBS1 「천재의사 두기」(일 오후5.20)도 의료현장과 가족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의학다큐의 선두주자는 KBS 5부작 「생로병사의 비밀」.
이 프로는 활성산소이론과 소식(小食)을 통한 장수법 등 첨단 이론을 소개하며 평소의 2배이상인 1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한편 국내 의학계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MBC 다큐스페셜」의 「신비의 DHEA, 불로초는 있는가」편도 DHEA의 실체를 추적한 프로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생로병사…」의 연출자 이영돈PD도 『한방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의학다큐를 기획하고 있다』면서 『시청자의 반응이 워낙 큰 편이어서 의학을 다룬 프로들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블TV도 의학을 소재로 한 프로의 편성을 늘리고 있다. 다큐채널인 Q채널(채널 25)은 2월부터 일본NHK가 제작한 3부작 「신비의 동양의학」 등 네종류의 의학시리즈를 집중적으로 방영한다. 센추리TV(채널 29)도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전문의학다큐를 표방한 「생명의 문」을 내보내고 있다.
이화여대 신방과 유세경교수는 『미국은 의학과 관련된 정보가 드라마와 다큐 등 이미 다양한 형태로 다뤄지고 있다』면서 『경제수준이 향상될수록 의학 테마가 집중적으로 조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의 김창엽교수는 『이들 프로가 일반인들에게 의학정보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정보의 한 측면을 전달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전문가의 균형잡힌 조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