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元在기자」 「나산그룹이 광주방송(KBC)의 새 주인이 될 수 있을까」.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15층 회의실에서는 공보처 주최 「광주방송 사주 변경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청문회는 최근 나산그룹(회장 안병균)이 광주방송 지배주주였던 대주건설(회장 허재호)을 매입, 광주방송의 소유구조가 바뀌게 된데 따른 것. 나산은 대주건설 및 계열사를 3백70억원에 사들이면서 대주가 보유해 온 광주방송 주식지분(자본금 4백억원의 30%)도 함께 인수했다.
7명의 청문위원(위원장 유세준공보처차관)들은 매도자인 허회장을 상대로 방송을 매각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인수자인 안회장에 대해서는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허회장은 『운전자금이 바닥난 상태에서 방송을 운영하는 것은 지역사회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방송매각에 따른 프리미엄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서정우연세대교수가 『방송 운영은 시청자들과의 공적인 약속인만큼 광주방송만이라도 끝까지 지켜낼 생각은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허회장은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공인으로서 방송을 운영할 자격이 없음을 절감했다』며 『모기업까지 넘어간 상태인데 무슨 사심이 남아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안회장은 『서울에서 30년 가까이 기업 활동을 해왔지만 내 뿌리는 고향(함평)이 있는 광주 전남지역』이라며 『대주가 부도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엄청날 것을 걱정해 인수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회장은 『그룹 총자산이 1조6천여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대주건설의 매입에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며 『방송의 조기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송 운영계획에 대해서는 『광주방송으로 이익을 낼 생각은 아예 없고 수익이 나면 방송발전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보처는 이날 청문회 결과와 나산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종합 검토한 뒤 올 연말안에 나산의 광주방송 대주주 인정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공보처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을 뿐 아니라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나산측의 신념도 건전한 것 같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날 청문회는 방송이 특정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며 시청자 공동의 자산이라는 점을 새삼스레 확인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