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마나라 오픈AI 스타트업 총괄이 18일 서울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AI가 스스로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전트’로 진화 중”이라며 기술 수용이 빠른 한국 스타트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과거 AI 모델이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AI 에이전트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완성하거나 제품 기능 전반을 구현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업무를 처리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18일 산업은행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최한 창업·투자 박람회 ‘넥스트라이즈 2026’에서 마크 마나라 오픈AI 스타트업 총괄은 ‘AI 모델에서 에이전트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전트’로 진화, AI가 업무 전반을 맡는 흐름이 산업계에서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아마존웹서비스(AWS) 스타트업팀을 거친 그는 2023년 10월부터 오픈AI의 80여 명 규모 글로벌 스타트업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연설 뒤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AI시대 변화가 빠르게 확산하는 시장으로 꼽았다. 또 새 AI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는 만큼, 기업 경쟁력은 기술을 실제 업무에 얼마나 신속하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 수용 속도가 빠른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에 그만큼 기회가 많다고 봤다.
그는 새 게임이 출시되면 첫날부터 장시간 몰입해 공략에 나서는 한국 게이머들의 모습을 예로 들며, 한국 개발자와 창업자들에게도 비슷한 속도감이 있다고 했다. 마나라 총괄은 “첨단 AI 모델이 4∼8주마다 쏟아지는 시대에는 이를 곧바로 도입하고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AI 모델로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의 성패를 가른다”며 “한국 스타트업은 출시 첫날부터 제품을 내놓을 준비가 돼 있을 만큼 실행이 빠르다”고 말했다.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으로는 기업가 정신도 들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들과 일해 보면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곧바로 실행으로 옮기는 감각이 뛰어나다는 점을 느낀다”며 “특히 제조업과 첨단기술 분야에서 축적해 온 한국 경제의 강점을 활용한 사례들이 눈에 띈다. 이런 흐름이라면 앞으로 이 분야에서 더 많은 혁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보안 우려로 AI 도입을 망설이는 기업도 적지 않은 현실. 외부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맡길 경우 사내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해 마나라 총괄은 “AI 사용 통로인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전송되는 데이터는 우리 모델을 훈련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며 “이미 지식재산권(IP)과 고객 데이터 보호가 중요한 금융, 헬스케어, 제조, 생명과학 등 보안에 민감한 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장기적으로 AI를 전기·수도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지능형 유틸리티’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마나라 총괄은 “오픈AI가 직접 만드는 것보다 스타트업들이 구축할 AI 애플리케이션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오픈AI는 스타트업의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AI는 API 크레딧(이용권), 전문가 기술 자문, 마케팅 지원을 묶은 스타트업 프로그램도 한국에서 약 9개월째 운영하고 있다. 2013년 스스로도 창업에 나섰던 그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이런 말을 당부했다.
“제가 회사를 세웠을 때 코딩 도구인 코덱스(Codex)나 챗GPT 같은 모델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훨씬 적은 자본으로 훨씬 더 빠르고 훌륭하게 회사를 키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날엔 이러한 마법 같은 도구들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만들어가기에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시기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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