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호황 맞은 ‘삼전닉스’ 직원들, 전체 상장사 영업익의 7.7% 받는 셈
전세계 유례 찾기 힘든 영업익 연동… 다른 기업 성과급에 영향 가능성
“합리적 보상체계 논의 필요” 지적
찬반투표 하루 앞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하루 앞둔 21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당초 노조는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전날 오후 11시 반경 사 측과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에 서명하며 파업은 보류됐다. 평택=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 협약에 잠정 합의하며 파업 위기를 넘겼지만 한국 산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도입해 재계에 ‘보상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례 없는 인공지능(AI)발 호황 속에서 합리적인 성과 보상 체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10년간 반도체(DS)부문 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사업 성과는 사실상 영업이익을 의미한다. 여기에 이미 지급해 오던 초과이익성과급(OPI·영업이익의 약 1.5% 규모)까지 고려해 노사는 연간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삼성전자 예상 영업이익인 300조 원 가운데 약 36조 원이 성과급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DS부문 메모리사업부의 연봉 1억 원 직원은 1인당 약 6억900만 원의 성과급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10년간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 역시 유사한 영업이익 기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며 이 같은 영업이익 연동 보상 체계가 한국 산업계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2000년 삼성전자가 재계 최초로 성과에 따라 연봉의 ‘N%’를 성과급으로 얹어 주는 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도입할 당시에도 주요 대기업들의 보상 체계 전환에 영향을 준 바 있다.
문제는 영업이익 연동 보상 체계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높은 보상을 자랑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은 이익만이 아니라 매출과 개인 성과, 조직 평가 등을 종합 고려해 성과급을 지급한다.
AI 초호황으로 수혜를 입은 기업과 나머지 기업 간 격차가 커지며 대기업 안에서도 임금 차이가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올 1분기(1∼3월)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금융사 제외)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77%다. 성과급 재원 약 10%로 단순 계산 시, 국내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의 7.7%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성과급으로 받아 가게 되는 셈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AI발 반도체 호황을 맞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달리 대부분 기업들은 무리한 보상 체계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성과급은 동기 부여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지나치면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어 합리적인 보상 체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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