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밸류체인 핵심 역할자’로… 현대엔지니어링, 2026년 경영비전 발표

  • 동아경제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를 기점으로 단순 건설·시공 회사를 넘어 에너지 기술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원자력·LNG·재생에너지·수소·탄소포집 등 에너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2026년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새로운 시작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부터 LNG, 태양광까지… 에너지 사업 전방위 확대

현대엔지니어링은 먼저 원자력 분야에서 기술력 강화에 나선다. 이 회사는 1985년 원자력부를 처음 만든 이후 지금까지 가동 원전 설계 144건, 부지 조사 22건, 연구시설 및 핵주기시설 78건 등 총 240여 건의 설계를 수행하며 탄탄한 경험을 쌓아왔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기술사와 협력해 전문 기술기업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점차 사업 참여 범위를 넓혀 나가겠다고 전했다.

현재는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과 손을 잡고 미국 미주리 대학교의 연구용 원자로 건설 사업에 참여 중이다. 이 사업은 출력 20MWth급 고성능 연구로를 짓는 프로젝트로, 현대엔지니어링은 핵심 계통을 포함한 초기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미주리 대학교의 연구로는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 생산 능력을 더욱 키우는 것이 목표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초기 설계에서 멈추지 않고 후속 단계 수주까지 적극 노린다고 밝혔다.

LNG 분야에서도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LNG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액화 인프라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그동안 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가스처리시설과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터미널 프로젝트 등을 통해 쌓은 설계·시공 기술을 바탕으로 LNG 액화 사업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호주의 우드사이드 에너지(Woodside Energy), 현대글로비스와 LNG 액화 사업 개발 협약도 이미 체결했다. 앞으로는 라이선서사와의 협업으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중소형은 물론 대형 EPC(설계·조달·시공) 사업까지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2024년 200MW 규모의 미국 ‘힐스보로(Hillsboro) 태양광 발전소’ 사업권을 인수해 2027년 말 상업운전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육상 태양광 발전 시설인 ‘새만금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 등 굵직한 실적을 바탕으로, 사업 개발부터 시공, 준공 후 운영과 유지보수(O&M)까지 모두 직접 수행하는 ‘원스톱 에너지 솔루션’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세르비아에서 총 1GW(기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소와 에너지 저장장치를 건설하는 사업을 통해 신규 시장 실적도 챙기겠다는 계획이다.

SMR·수소·탄소포집… 미래 먹거리 원천기술 확보 총력

현대엔지니어링의 또 다른 핵심 전략은 ‘원천기술 확보’다. 기존에는 화공·발전 플랜트를 짓는 건설회사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에너지 기술 솔루션까지 직접 제공하는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주목받는 분야가 SMR(소형모듈원자로)이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훨씬 작고 안전하며, 건설 기간도 짧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글로벌 유력 SMR 기술기업과 기술 공동개발 및 전략적 투자 협력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단순히 시설을 지어주는 EPC사의 역할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수소 분야에서는 이미 첫 삽을 떴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올해 1월부터 충남 보령에서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전해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친환경 방식으로, 이곳에서 국산 수전해 기술을 직접 실증할 예정이다. 보령을 시작으로 제주 등지에서 소규모 실증 사업을 이어가며 데이터를 쌓고, 수전해 시스템을 표준화해 향후 중대형 사업으로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탄소 저감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파트너십 체결 및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기술인 DAC(Direct Air Capture), CO₂ 액화 등 유망 기술을 단계별로 실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AI, 로보틱스, 공장에서 건축 자재를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탈현장 공법(OSC) 등 스마트건설기술도 육성해 일하는 방식 자체를 혁신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공장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산업건축 수주 다각화

현대엔지니어링은 전 세계 제조업 생산기지 다변화 흐름에 맞춰 산업건축 수주도 적극 늘린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60여 개국에서 쌓은 현지 인허가 경험과 발주처 네트워크, 각종 산업건축물 특화 기술을 바탕으로 완성차·배터리·상업시설·물류센터·조선 등 기존에 진출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반도체 공장 등 첨단 제조시설에 필수적인 클린룸(CR, 먼지와 오염을 극도로 차단한 초정밀 시설) 공법 수준을 높여, 비슷한 기술이 필요한 신규 산업 분야로 수주 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미 첫 영업에 앞서 발주처에 맞춤형 사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콘(Pre-Construction)’ 방식으로 후속 수주를 확보하는 전략도 병행 중이라고 전했다.
AI 전환(AX) 바람을 타고 급성장 중인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올해 초기 실적을 확보해 경험을 쌓고, 에너지 효율화와 친환경 에너지원 도입을 결합한 현대엔지니어링만의 차별화된 데이터센터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전기차 충전기 9천기→3.2만기… EV 충전 인프라 대폭 확충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EVC) 사업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이 회사는 2022년 전담팀을 꾸리며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에 발을 들인 뒤, 4년 만에 충전 시설 설치·운영·유지보수 분야까지 사업을 넓혀왔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올해 상반기 중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충전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난해 기준 약 9천 기였던 전기차 충전기 설치 대수를 올해 3만2000기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시장점유율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 품질도 함께 높여 보다 안정적인 충전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 50여 년간 축적한 글로벌 수행 역량에 기술력을 더해, 에너지 밸류체인 전 단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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