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13 뉴스1
한국이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앞두고 실무 협상단을 미국에 급파해 사전 조율에 나섰다. 일본이 첫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한 가운데 미국은 한국에도 구체적인 투자안을 제시하라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한국의 1호 대미 투자 사업은 에너지나 조선 분야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1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박정성 산업부 통상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실무협상단은 전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박 차관보는 미국 상무부 관계자들을 만나 대미 투자 프로젝트 후보 사업과 상업적 타당성, 추진 절차 등을 집중 협의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실무단 방미는 다음달 초 예정된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통과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 재인상 압박에 대응해 한국의 대미 투자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 국회의 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미국의 관보 게재 등 실제 관세 인상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유예하기 위한 대미 투자 속도전에 나선 상태다.
우선 국회는 다음달 초까지 특별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번 실무단 방미 역시 특별법이 통과되는대로 대미 투자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실무단 차원에서 미리 미국과의 이견을 조율하고, 후보군을 압축하려는 조치다. 산업부 관계자는 “실무단이 현지에 언제까지 머물지는 미국과의 협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속한 대미 투자 추진을 위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략적 투자 업무협약(MOU) 이행위원회’를 13일 발족했다. 위원회 산하에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업예비검토단’이 설치돼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후보의 상업성을 검토한다.
미국의 투자 계획 구체화 압박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일본이 총 36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의 첫 대미 투자 프로젝트 대상을 확정하면서다. 일본의 대미 투자 사업은 △오하이오주 가스 발전소 △텍사스주 원유 수출 시설 △조지아주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공장 건설로 구성돼 있다.
한국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는 원자력·전력망과 같은 에너지 분야나 조선, 핵심광물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10월 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11월 공개된 한미 양국의 조인트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에는 ‘양국 정상은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인공지능(AI)/양자 컴퓨팅을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 증진을 위한 한국의 투자를 환영한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최종 투자처 선정의 칼자루는 미국이 쥐고 있다. 한미 양국은 2000억 달러의 대미 직접 투자의 투자처 선정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투자위는 사전에 한국의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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