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고용률 1.2%P 줄어 43.6%
취업자 수도 39개월째 뒷걸음질
수시-경력 채용 늘며 고용 악화
뉴시스
올 1월 청년 고용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2021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청년 취업자 수는 3년 3개월 연속 줄어들며 ‘취업 빙하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1.0%로 1년 전과 같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1.2%포인트 하락한 43.6%로 전체 고용률을 크게 밑돌았다. 코로나19로 고용이 얼어붙었던 2021년 1월(41.1%)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2798만6000명)는 1년 전보다 10만8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청년 취업자 수(343만4000명)는 17만5000명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 수는 2022년 11월부터 3년 3개월째 줄고 있다. 이 기간 줄어든 청년 취업자 수는 51만4000명에 달한다.
취업 한파에 부닥친 청년들은 막막함을 토로한다. 중견기업을 다니다 지난해 7월 직장을 그만둔 박모 씨(29)는 “처우가 더 좋은 회사에 취업하고 싶어 직장을 그만뒀는데 채용을 하는 기업이 없다”며 “곧 30대가 되는데 취업 문이 좁아져 걱정”이라고 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이달 졸업 대신 유예를 선택한 대학생 윤지완 씨(25)는 “대기업에 번번이 낙방해 산업기사 공부를 시작했지만, 자격증을 딴다고 취업에 성공할진 모르겠다”고 했다.
데이터처는 “수시·경력직 채용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는 데다 건설업과 제조업 경기 둔화에 따른 고용 감소, 양질의 일자리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 위협 현실로… 전문직 9.8만명↓, ‘그냥 쉬었음’ 278만명 역대 최대
청년 고용률 5년새 최저 “AI가 개발자 대체해 구직 어려워져” 전체 실업률 4.1% 4년만에 최고치
취업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발 고용 둔화 현상도 청년층의 전문직 취업문을 좁히고 있다.
변호사나 회계사, 연구원 등을 포함하는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1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9만8000명 줄어들면서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기술 발전 여파로 전문직 등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AI로 인한 장년층과 청년층 채용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11만 명 늘어난 27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1월 기준으로 가장 많다. 특히 20대 ‘쉬었음’ 청년은 1년 전보다 11.7% 늘어난 44만2000명으로 70세 이상을 제외하고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고용시장 한파로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층이 많은 탓이다. 실제 지난해 수도권 소재 한 대학을 졸업한 이모 씨(27)는 “졸업 후 개발자로 일하고 싶었는데, AI가 개발자를 대체하면서 구직 문이 좁아졌다”며 “최근에는 의욕이 떨어져 구직 활동에서 아예 손을 놓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업률 역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달 15세 이상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2만8000명 늘어난 121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전체 실업률은 4.1%로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실업률(6.8%)은 5년 만에 최고치였다.
반도체, 조선을 제외한 국내 전통 제조업 부진으로 청년 취업 빙하기는 당분간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대미 투자와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등으로 인한 기업 국내 투자 위축이 청년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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