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팀 ‘사이언스로보틱스’ 공개
사람처럼 시각-촉각 정보 활용해 어두운 곳에서도 정교하게 조작
연구팀이 시뮬레이션한 동작을 실제 실험에서 구현하고 있다. 로봇 손이 수도꼭지를 여는 모습(왼쪽)과 탁자 위에서 물체를 옮기는 모습. 사이언스로보틱스 제공
인공지능(AI)은 물리적 환경에서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을 일컫는 ‘피지컬AI’로 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간과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목받는다. 1월 초 열린 CES에서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큰 화제가 됐던 이유다. 하지만 인간의 지각 능력을 토대로 정교한 손놀림을 구현하는 로봇 기술 개발은 아직까지 학계의 과제다.
치예 중국 저장대 제어과학공학대 연구교수 연구팀은 사람처럼 연필을 깎거나 병뚜껑을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로봇 손기술을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로보틱스’에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사람처럼 시각과 촉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결합해 물체를 정교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구현한 기술이다.
사람은 시각 정보와 손에서 전달되는 촉각 정보를 결합해 물체를 쉽고 정확하게 조작하고 방향을 바꾸는 등 정교한 동작을 할 수 있다. 사람처럼 정교한 동작을 로봇에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물체의 크기나 무게, 질량, 질감이 워낙 다양한 데다 사람이 손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작업도 물체를 잡는 기본적인 동작부터 연필이나 과일을 깎는 동작까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사람이 손동작을 정교하게 구사하는 과정을 로봇에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시각 정보와 촉각으로 입력받는 정보를 통합해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신호를 생성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마치 사람 두뇌의 하측두엽에서 운동 피질로 신호가 전달되는 방식과 유사한 생체 모사 방식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손가락이 4개 달린 로봇 손을 디자인하고 개발한 생체 모사 방식을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AI 기법인 강화학습과 모방학습으로 로봇 손을 훈련시켰다. 그런 뒤 연필을 깎고 병뚜껑을 돌려 따는 작업까지 시뮬레이션했다. 이렇게 훈련받은 로봇 손은 시뮬레이션에서 학습한 작업을 그대로 재현했다. 기존에는 쉽지 않았던 복잡한 작업까지 수행하게 한 결과 작업 성공률 평균 85%를 달성했다.
연구팀은 또 개발한 로봇 손이 어두운 곳에서도 물체를 정교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마치 눈을 가린 사람이 손의 촉각만으로도 물체와 상호작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수드하산 수레시 보스턴다이내믹스 연구원은 “호기심 많은 아이가 부모의 일상 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오드 빌라르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학습 알고리즘 및 시스템연구소장 연구팀도 스스로 기어다니면서 여러 물체를 집어 옮길 수 있는 로봇 손을 개발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최대 6개의 손가락을 장착할 수 있는 로봇 손은 손이 2개 필요한 동작인 큰 병뚜껑 열기, 드라이버로 나무 블록에 나사 박기 등을 한 손으로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로봇 손기술은 생물학적인 형태를 단순히 모방하지 않고 실제 정교한 동작을 수행하는 능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며 “휴머노이드가 단순히 물체를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처럼 정교한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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