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기차 판매가를 최대 300만 원 인하하는 등 가격 조정에 나섰다. 해외 전기차 업체들의 진출에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점유율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다.
22일 기아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6 전 모델 가격을 300만 원씩 낮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탠더드 모델의 기본 트림 판매가가 4360만 원부터 시작한다. 롱레인지 모델 중 최고가인 GT라인 트림은 5700만 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내연차 전환지원금 등을 적용한 EV6 실구매가는 3500만∼4800만 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또 다른 전기 SUV인 EV5 롱레인지 모델의 판매가도 기존 가격에서 280만 원 낮췄다. 가격 인하 이후 가장 기본 트림(에어)은 4575만 원, 최고가 트림(GT라인)은 5060만 원이다. EV5 스탠더드 모델은 이날 출시됐는데 3000만 원대에 살 수 있도록 가격이 책정됐다. 판매가 4310만∼4813만 원으로,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가 3400만 원대로 하락한다. 기아는 차량을 살 때 0% 금리 할부와 인증중고차 판매 시 신차 할인 등의 혜택도 주기로 했다.
이 같은 기아의 가격 정책 변경은 국내 전기차 수요층 공략에 더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가격을 낮춘 EV5는 지난해 9월 출시 당시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소비자 평가가 나온 모델이다. 당시 국내 판매가가 중국형 모델보다 약 2000만 원 비싸 논란이 됐다. 기아는 “중국형과 국내형 모델은 배터리와 안전·편의사양 등이 다르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의 이번 승부수가 해외 전기차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는 이달 전기 세단 모델3 스탠더드 후륜구동 모델 판매가를 기존 5199만 원에서 4199만 원으로 인하했다.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중국 전기차 1위 업체 비야디(BYD)는 2000만 원대 초저가 전기 해치백 돌핀을 올 상반기(1∼6월)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전기차 업체의 국내 시장 공략은 이미 본격화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점유율 1위 브랜드인 기아(6만609대·27.5%)의 뒤를 테슬라(5만9893대·27.2%)가 바짝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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