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8일 내년 사업전략 논의… “새로 임명된 사장들 참석할 것”
美관세 등 불확실성에 인사 속도
삼성전자, 2년째 11월말에 인사
현대차-LG 등도 조기단행 가능성
SK그룹이 내년도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일정을 확정하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12월 초 이뤄졌던 인사가 한 달 이상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재계 주요 기업들이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 사장단 조기 인사 신호탄 쏘는 SK
1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CEO 세미나를 다음 달 6∼8일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CEO 세미나 전인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사장단 인사가 결정돼 새로 임명된 사장들이 이 자리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CEO 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 8월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의 3대 연례행사 중 하나다. 매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각 계열사 CEO들이 그룹의 사업 화두를 논의한다.
SK그룹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수뇌부가 “퇴임 예정 CEO들과 내년 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에 공감대를 이루며 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K 인사에서는 국내 계열사 대표 가운데 유일한 부회장인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 외에 추가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지 주목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해킹 사태로 입지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연임 가능성이 아직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SK 대표 겸직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 ‘11월 인사’ 잇따르는 재계
SK의 조기 인사는 재계 전반의 연말 인사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1일 종료되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그룹이 잇달아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 인사를 해왔지만 최근 2년간은 이를 11월 말로 앞당겼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뒤 처음으로 시행하는 인사다. 한종희 부회장 별세 이후 DX부문장 직무대행을 겸임하고 있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 정식으로 DX부문장에 선임되고,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운영팀장이 노 사장의 후임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 계열사를 아우르는 그룹 내 컨트롤타워를 재건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4대 그룹 중 연말 인사를 가장 늦게 하는 현대차그룹은 12월 말 인사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사를 앞당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LG그룹은 통상 계열사별 사업 보고회 이후 조직 개편과 인사가 이뤄지는데, 올해도 11월 말쯤 절차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월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한 한화그룹은 11월경 소폭 임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에서는 내년 상반기(1∼6월) 중 대표이사급 CEO 약 100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15일 헤드헌팅 업체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4개 그룹의 임기 종료 예정 사내이사는 총 220명이며, 이 중 절반 가까운 107명이 대표이사급이다. SK가 99명으로 가장 많고, 삼성(48명), LG(39명), 현대차(34명)가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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