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약 3조 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서울 송파 한양2차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본격 뛰어들며 정비사업 ‘빅3’ 진입을 노리고 있다. 기존 협업 관계였던 GS건설과의 정면 승부를 예고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DC현산은 올해 용산정비창을 비롯해 미아9-2, 신당10구역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송파 한양2차 수주전은 상반기 실적 개선과 맞물려 회사의 전략 전환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공시에 따르면 HDC현산의 2025년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7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4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16억 원으로 4.2% 올랐다. 상반기 누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40.9% 오른 1344억 원, 매출은 0.6% 증가한 2조 395억 원으로 뚜렷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이러한 실적 회복을 기반으로 HDC현산은 송파권 핵심 정비사업인 송파 한양2차 재건축 수주에 나선다고 한다. 이 사업은 대지면적 6만2370㎡, 지하 4층~지상 29층, 총 1346세대 규모로 공사비는 약 6856억 원으로 추산된다. 석촌역과 송파역이 인접한 더블역세권 입지에 초중고 인프라와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조합은 지난 7월 11일 입찰공고를 게시했으며 입찰 마감일은 9월 4일이다. 입찰보증금은 600억 원으로 설정됐다. 시공사 선정은 11월 총회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7월 21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총 6개사가 참여했으나 현재 HDC현산과 GS건설이 실질적인 수주 경쟁자로 나선 상황이다.
눈에 띄는 점은 두 회사가 지난달 신당10구역 재개발을 컨소시엄으로 수주한 직후 다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이다. 앞서 ‘이문아이파크자이’,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 ‘평촌자이아이파크’ 등에서 협업해 ‘아이파크자이’ 브랜드로 공동 수주를 이어왔던 양사가 이번에는 각자 단독으로 수주에 나선 것이다.
HDC현산은 이번 수주전에서 글로벌 설계사와의 협업을 내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건축은 미국 SMDP, 구조는 LERA, 조명은 LPA와 함께 구성한 설계를 바탕으로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는 프리미엄 콘텐츠에 중점을 둔 제안서를 준비 중이다. 이는 용산정비창 수주 당시 전략과 유사하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의 글로벌 설계 협업 전략은 조합원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랜드마크 가치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송파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이번 수주전은 양사 도시정비 전략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양측 모두 조합원 설득을 위한 본격적인 수주 전략을 가동하고 있으며 장기간 협력 관계를 이어온 두 회사가 어떤 차별화 전략으로 맞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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