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일꾼’ 확보 경쟁에 토종 스타트업 ‘상한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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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노동력 부족에 투자 러시
로보콘 300억-현대로보틱스 2000억
프리 IPO 통해 신규 유치 나서
2030년 국내 시장 규모 20조 추산

국내 대기업들이 산업 현장에서 사람을 대체할 ‘로봇 일꾼’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토종 로봇 관련 스타트업들의 몸값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풍부한 투자수요를 바탕으로, 철근 가공 자동화업체인 로보콘을 비롯해 산업로봇 제조업체인 HD현대로보틱스 등이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 나서는 등 자금 조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로보콘 등 토종 스타트업, 자금 조달 나서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로보콘은 최근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300억 원대의 신규 자금 유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매출은 87억 원에 불과하지만, 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로보콘은 2016년 설립된 국내 로봇 스타트업으로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철근을 로봇을 통해 절단하거나 성형한 뒤 자동으로 조립·용접까지 하는 자동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10월 삼성물산이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투자에 나서면서 최대 주주(전체 지분의 34.8%)에 올랐다.

HD현대그룹의 계열사이자 국내 산업용 로봇 1위 업체인 HD현대로보틱스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프리 IPO를 통해 2000억 원 이상의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이를 대체할 로봇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함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로봇 스타트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차례에 걸쳐 산업용 로봇 제조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35%가량을 사들이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LS일렉트릭도 스마트 팩토리업체인 티라유텍에 250억 원을 투자하면서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 외에도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로봇 물류 개발업체인 씨메스(CMES)에 100억 원을 투자했고, 포스코도 협동로봇업체인 뉴로메카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

해외에서도 현대차가 미국의 로봇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1조 원에 인수했고, LG전자도 35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베어로보틱스의 지분 51%를 확보했다.

● “로봇, 모든 산업에서 게임체인저 될 것”

전문가들은 로봇 관련 투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이 지난해 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노동력 부족에 따른 생산성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52시간제 도입이나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 부담도 로봇 도입을 앞당길 요인으로 꼽힌다.

또 자율주행 차량이나 의료용, 군사용 로봇과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 등 장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도 로봇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지던스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해 945억4000만 달러(약 136조 원)였던 글로벌 로봇 기술시장 규모는 2033년 3725억9000만 달러(537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국내 로봇 시장 규모를 2021년 5조6000억 원에서 2030년에 20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김종형 서울과학기술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교수는 “대기업들은 로봇 산업을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게임체인저’로 보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앞서 있더라도, 결국 로봇 기술을 탑재한 최종 상품이 나와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로봇 산업에 투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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