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첫 1위 오른 시몬스… ‘기술력+팬덤’ 앞세워 혼수 침대 대표 주자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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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에이스 꺾고 1위
고유의 포켓스프링 기술력
이색 팝업스토어로 MZ에 친숙
특급호텔 침대 점유율 90%

시몬스 침대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두며 처음으로 국내 침대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992년 출범한 지 32년 만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몬스의 매출은 3138억 원으로 2022년(2858억 원)보다 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8억 원에서 319억 원으로 170% 늘었다. 에이스 침대의 지난해 매출은 3064억 원으로 2022년보다 11.5% 줄었고 영업이익은 570억 원으로 12.7% 감소했다.

에이스 침대와 시몬스 침대는 고 안유수 에이스 침대 창업주가 시작해 2000년대 초반부터 장남인 안성호 사장이 에이스 침대를, 차남인 안정호 사장이 시몬스 침대를 맡아 경영하고 있다. 2001년 안정호 대표가 시몬스를 맡았을 때 매출은 277억 원이었는데 2013년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었고 2019년엔 2000억 원을 돌파했다. 시몬스 침대는 2021년 에이스 침대와 나란히 매출 3000억 원을 넘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에이스 침대를 추월했다.

●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 우위


시몬스 침대는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300만 원대 이상의 ‘프리미엄 매트리스’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을 꼽았다. 고객 1인당 평균 매입가가 1000만 원 이상의 ‘뷰티레스트 블랙’은 2016년 출시 후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월 판매량 300개 벽을 넘은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프리미엄 비건(vegan) 매트리스 컬렉션 ‘N32’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민감한 요즘 소비자들의 니즈와 잘 맞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혼수 시장에서 시몬스 침대의 대표 프리미엄 매트리스 컬렉션 ‘뷰티레스트(Beautyrest)’는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으로 잘 알려진 시몬스 침대 매트리스에는 포켓스프링 기술력이 적용됐다. 시몬스의 포켓스프링은 포스코산 최고 품질 스프링 ‘경강선’만 사용한다. 중간경이 넓고 상하단부가 좁아지는 ‘항아리 모양’으로 외부 압력이 가해졌을 때 스프링 간 마찰되는 부분이 없어 소음 발생을 막는다. 스프링 하나하나를 감싸는 고밀도 특수 부직포 소재의 포켓 커버는 이탈리아 명품 직물 업체인 이탈펠트로사의 제품을 사용해 소음 차단에 더욱 신경을 썼다.

시몬스 침대는 매트리스 품질을 인정받아 5성급 이상 특급호텔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서울신라호텔과 포시즌스 호텔 서울,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 등도 시몬스 침대를 비치하며 시몬스의 국내 주요 특급호텔 침대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로 MZ 저격

시몬스가 2022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선보인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 전경(위쪽 사진). 
시몬스는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로 브랜드를 각인시켜 MZ세대를 중심으로 두꺼운 팬덤을 확보했다. 시몬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형태, 소재, 성능 등에서 일반 포켓스프링과 다른 고유의 포켓스프링으로 매트리스를 만들고 있다. 시몬스침대 제공
시몬스가 2022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선보인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 전경(위쪽 사진). 시몬스는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로 브랜드를 각인시켜 MZ세대를 중심으로 두꺼운 팬덤을 확보했다. 시몬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형태, 소재, 성능 등에서 일반 포켓스프링과 다른 고유의 포켓스프링으로 매트리스를 만들고 있다. 시몬스침대 제공
시몬스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셜라이징 팝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로 이름을 알렸다. 철물점 콘셉트의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와 식료품점 콘셉트의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열릴 때마다 오픈런을 가져오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시도는 색다른 경험과 신선한 재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것으로 시몬스 브랜드에 대한 두꺼운 팬덤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침대 회사가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를 연 이유에 대해 안정호 대표는 “침대 매트리스는 일생에 몇 번 구매하지 않지만 침대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시몬스’가 떠오르게 하고 싶었다”며 “일련의 이벤트들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실제 팝업스토어가 입소문이 나면서 시몬스 매출은 2019년 2038억 원에서 2021년 3054억 원으로 2년 만에 1000억 원가량 늘었다.

시몬스가 지난해 2월 선보인 ‘뷰티레스트 1925’도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시도를 거듭했던 시몬스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제품의 특징은 팔릴 때마다 소비자 가격의 5%를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센터의 리모델링에 보탠다는 점이다. 제품 사이즈에 따라 13만8500∼29만8000원이 자동 기부된다. 소비를 통해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미닝 아웃’과 선한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려는 가치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뷰티레스트 1925는 지난해에만 2000개 넘게 팔렸고 누적 기부금은 4억 원을 넘었다.

김성준 시몬스 브랜드전략부문 부사장은 “침대는 구매 주기가 긴 가구인 만큼 수시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브랜드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나아가 팬덤까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젊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계속 상기시키며 팬이자 고객으로 전환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시몬스침대#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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