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임종훈 공동대표 선임
‘경영권 다툼’ 모친은 자리 유지
가족간 화합으로 내분 일단락
임종윤은 한미약품 대표 맡을듯
‘형제 vs 모녀’ 간 경영권 다툼으로 비화한 한미그룹 사태가 형제 측으로 균형추가 기울어지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가족 간 갈등 봉합이 최우선 과제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승리한 형제 측은 일단 ‘보복’ 없이 공동 경영 체제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임 대표는 지난달 25일 한미약품 사장에서 해임된 지 한 달여 만에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함께 사장직에서 해임됐던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 대표로 신약 개발을 이끌 예정이다.
한미그룹은 1월부터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어 왔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누이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추진하던 OCI와의 통합에 반기를 들면서다. 형제는 어머니와 누이에 의해 사장직에서 해임됐지만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안이 절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며 사실상 형제가 경영권을 장악하게 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 회장을 포함한 기존 이사 4명, 형제를 포함해 새로 선임된 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에서 형제와 갈등을 빚었던 송 회장을 대표에서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모자(母子) 모두 가족 간 화합을 강조한 만큼 ‘당분간’은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사내 직원들 간 화합을 위해 임직원 복지 및 회사 업무, 직급, 보상 체계 변경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사내 갈등 봉합을 위해 공동 경영을 내세우는 등 ‘직원 달래기’에 나섰지만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며 “주요 임원 인사를 봐야 진짜 ‘화합’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형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 취임까지 완료되면 일주일 이내에 주요 임원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한미약품의 이사진 선임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한미약품의 지분 4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는 주주제안 방식으로 4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종윤·종훈 이사 등 사내이사 2명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포함한 사외이사 2명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김완주 전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이사 선임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임종윤 이사가 한미약품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 선임안이 승인되고, 새롭게 꾸려진 이사회가 대표 선임을 가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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