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불평등,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 방글라데시에 대피소 세우고 대응책 마련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옥스팜

방글라데시 중북부 시라지간지 주민 대상 재난 대비 훈련 교육. 옥스팜 제공
방글라데시 중북부 시라지간지 주민 대상 재난 대비 훈련 교육. 옥스팜 제공
기후 위기는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극빈층부터 덮친다. 무분별한 탄소 배출로 인해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슈퍼리치들은 안전한 장소에 거주하며 기후 위기에 쉽게 대처할 수 있지만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이 살아가는 빈곤층은 같은 재난 상황에도 더 큰 손실과 피해를 겪는다. 실제로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후 평등: 99%를 위한 지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의 불평등이 심한 국가에서 홍수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7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유색인종, 소외계층 등이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옥스팜은 이러한 기후 불평등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기 위해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 반복되는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재난 위험 경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 한 해에만 옥스팜의 다양한 구호 활동을 통해 1550만 명이 지원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홍수와 사이클론, 가뭄 등 기후변화에 세계적으로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히는 방글라데시 중북부 시라지간지 지역에서의 지난 2년여간의 활동은 많은 성과를 거뒀다. 옥스팜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2021년 12월부터 시라지간지 지역을 대상으로 재난 발생 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한 지역사회 역량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식수 및 위생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도로, 대피소, 주택 등 주요 인프라를 재건하고 재난 발생 시 즉시 사용이 가능한 식수 시설 45개와 화장실 등 위생 시설 35개를 설치했다. 또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개발사업에 지역민을 고용하고 인건비를 지급하는 ‘캐시포워크’ 프로그램을 통해 11개의 홍수 대응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역민 고용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직접 참여시켜 지역공동체 성장에도 기여한 것이다.

학교의 안전성 개선에도 앞장섰다. 학교는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공간이자 재난·재해발생 시 주민들의 대피소로 사용되는 중요한 공공장소다. 옥스팜은 큰 비용이 드는 지반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지방정부는 학교 건물을 증축하는 협업 시스템을 통해 학교의 재난 위험 경감 사업을 수행했다. 이외에도 지방정부 및 방글라데시 재난관리위원회가 체계적인 재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위기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비상 대피 훈련 및 안전교육 등을 진행했다.

옥스팜 코리아 국제개발팀 이정온 팀장은 “방글라데시에서 진행한 재난 위험 경감 사업을 통해 적절한 지원과 경험이 축적된다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후변화의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고 그로 인한 기후 재난과 위기 상황은 어느 한 국가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모두 함께 대응한다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공기업감동경영#공기업#옥스팜#기후 위기#방글라데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