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가치 소비’ 맞춤형 시험 분석으로 기술 혁신 선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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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Biz] 카트리
섬유-소재부품-천연원료 등… 제품 안전성 검사-인증 수행
19개국 해외 시험기관과 MOU… 국내 기업 글로벌시장 진출 지원
생분해 평가지원센터 구축 앞둬

신동준 카트리 원장
신동준 카트리 원장
“친환경 및 탄소중립이 글로벌 화두로 부상한 시대에 KATRI의 시험 성적서는 굉장한 자산이 될 겁니다. KATRI가 글로벌 톱티어 시험인증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최근 동아일보와 만난 신동준(KATRI·이하 카트리) 원장의 목소리엔 세계 최고 수준의 시험인증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신 원장은 행시 36회로 정보통신부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진흥과장, 중소기업청 중견기업정책국장, 코트라 방산물자교역 지원센터장,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조사실장 등을 지냈고 지난 3월 KATRI 원장에 취임했다. 그가 8개월가량 이끈 카트리는 섬유와 소재·부품, 화학, 환경, 바이오·헬스,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시험·검사·인증을 수행하는 국제 공인 시험인증기관이다.

58년 역사의 시험인증기관
위생용품, 화장품, 생활화학제품 및 유해물질 분석 시험실.
위생용품, 화장품, 생활화학제품 및 유해물질 분석 시험실.
1965년 4월 발족한 카트리는 지난 58년 동안 섬유와 표백제, 세정제,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 같은 생활용품은 물론 어린이용품, 가전제품, 항공기 내장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산품의 안전성 검사와 인증을 수행해 왔다. 국민 생활과 밀접하고 몸에 닿는 거의 모든 소비재를 시험하고 인증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현재는 국내 섬유·패션 업체들이 가장 신뢰하는 시험인증기관으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카트리의 검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면 국가 통합 인증인 ‘KC 마크’를 부여받는다.

섬유·패션 분야를 시작으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카트리는 최근 △생분해도 시험 △바이오매스 함량 시험 △재생 PET △미세플라스틱 등의 분야로 시험·검사·인증 범위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인증기관 중 카트리에서 선도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시험 서비스다.

30년 동안 공직에 몸담으며 산업, 기술, 벤처, 무역·통상에 관련된 정책 업무를 두루 경험한 신 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재보다 한층 진화된 검사 및 인증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며 “시험인증기관도 산업 및 기술 환경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신사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트리는 미주·유럽·아시아 19개국 30여 개 해외 시험기관과 MOU를 체결해 국내 의류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생산 제품의 검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바이오화학 산업 성장 지원을 위해 관련 해외 인증기관들과 협업하고 있다.

기업이 회사 명운을 걸고 거액을 쏟아부은 제품이 해외에서 시험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큰 타격을 입게 마련이다. 카트리는 우리 기업이 국내에서 발행한 시험 성적서로 해외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외 유수 시험인증기관과의 상호 인정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국내에서 개발되는 친환경 신제품들이 국내외에 원활히 공급 및 소비될 수 있도록 지원군 역할을 하는 셈이다.

가속질량분석기를 활용한 탄소 함량에 대한 분석 시험 서비스.
가속질량분석기를 활용한 탄소 함량에 대한 분석 시험 서비스.
카트리는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검사 장비를 첨단화했고 이를 바탕으로 완벽한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가속질량분석기(AMS)를 도입해 국내 기관 중 유일하게 화장품과 샴푸 등의 천연 원료(바이오매스) 제품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이를 통해 국제적인 표준 시험 방법을 활용한 방사성 탄소동위원소 함량 시험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라남도와 여수시의 지원을 받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0억 원 규모의 사업인 ‘생분해성 플라스틱 표준개발 및 평가 기반구축사업’ 수행 기관으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여수시 미래혁신지구 부지에 연면적 1983㎡의 생분해성 플라스틱 표준개발 및 평가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표준개발 및 평가센터를 기반으로 ‘기술-소재-제품-평가-인증 플랫폼’을 구축하고 바이오화학 전 영역에 걸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신 원장은 “기업이 만든 제품의 성능과 안전 확보 등을 위한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정부가 기대하는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고객인 기업에는 수출 도우미로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분해도·바이오매스·재생 PET로 시험인증 확장
화장품 유해물질 분석을 하고 있는 연구원.
화장품 유해물질 분석을 하고 있는 연구원.
카트리는 최근 생분해도 시험과 바이오매스 함량 시험, 재생 PET, 미세플라스틱 분야로 시험 범위를 대폭 확대하며 바이오화학 산업 분야 시험인증 전문 기관으로 당당히 입지를 구축했다.

생분해도 시험이란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미생물이 화합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누적량, 산소 소모량 등을 측정해 생분해도(%)를 산출해 평가하는 시험이다. 자동차 도료, 페인트 접착제 등 유기 탄소를 포함하는 모든 고체·액체 시료와 바이오 플라스틱 등이 인증 대상 품목에 포함된다.

카트리는 합성섬유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과 관련한 시험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국제 표준 절차에 따라 세탁 수를 확인함으로써 섬유 제품의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평가하고 있고 섬유 원단의 세탁 과정에서 방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탈락량과 탈락률을 산출해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사인 가전 업계는 생활가전 제품의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원단 업체는 더 환경친화적인 원단을 개발할 수 있어 국내외 환경적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에는 ‘국내 PET병 재생 폴리에스터 섬유 인증’ 개발을 완료하고 PET병 폐플라스틱만을 재활용해 제작한 제품에 대해 인증 서비스를 개시했다. 2021년 국내 최초로 재생 폴리에스터 섬유 소재 감별 확인 시험법(KATRI TM-001)을 개발한 카트리는 지난해 재생 폴리에스터 자체 인증을 시작했다. 카트리의 재생 폴리에스터 인증은 소재 감별 시험에 따른 실증 자료가 구비된 유일한 인증 상품이라는 점에서 소재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해외 인증과 차별화된다.

내년에는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신사옥을 완공하고 글로벌 전초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신사옥에선 화장품 동물 대체 시험, 건강기능식품·의약품·의료기기 등 바이오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폐기물 분석 및 재활용 환경성 평가 등 환경 분야 자원순환과 재활용 관련 신규 사업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신기술과 그로 인한 산업 변화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검사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게 신 원장의 지론이다. 중소기업에는 제품 생산 단계에서부터 시험인증 통과 컨설팅을 통해 위험도를 줄이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신 원장은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ESG 경영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춘 시험법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고객이 신뢰하는 서비스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글로벌 톱티어 시험인증기관으로 도약하는 카트리의 맹활약을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유지영 기자 yjy7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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