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50년전 삼성 손잡아 준 코닝…세상에 없는 기술 함께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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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저녁을 웬델 윅스 코닝 회장님과 둘이 함께 먹었는데, 창문 밖을 보니까 ‘슈퍼 문’이 떠 있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힘들었던 시간, 함께 겪었던 많은 일들, 가슴 뭉클했던 순간들이 생각나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일 충남 아산시 탕정 디스플레이시티 코닝정밀소재 2단지에서 열린 코닝의 한국 투자 50주년 기념행사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같은 고향을 두고, 파트너십을 프렌드십으로 여기는 우린 이미 오랜 고향 친구인 셈”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기적과도 같이 50년 전 코닝은, 지구 반대편 쪽에 있는 가난한 나라의 3류 기업 삼성의 손을 잡아줬다”며 “삼성은 겨우 배불뚝이 흑백 TV를 만들고 있던 회사였지만 코닝은 삼성의 꿈을 믿고 담대한 도전을 함께 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코닝의 우정어린 협력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며 “삼성과 코닝이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기술’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윅스 회장도 환영사에서 “오랜 벗이자 훌륭한 리더 이재용 회장의 현명한 리더십 덕에 그간의 여정이 가능했다”면서 “이 회장의 선견지명으로 시장 트렌드가 변했고, 이로 인해 코닝도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50년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코닝이 한국에 대해 맺은 약속과 한국 인재들에게 가진 신뢰”라고 말했다.

미국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코닝은 1973년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시절 양사가 각각 지분 50%를 출자한 삼성코닝을 설립하면서 협력을 시작했다. 2013년 10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코닝 지분 전량을 코닝에 매각했지만 양사간 협력은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다.

코닝은 2028년까지 한국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투자해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통합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는 휘어지는 특성을 지닌 유리 소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과 같은 폴더블폰이나 첨단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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