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K컬처 앞세워 판로 열고… 현지기업 위한 韓진출 상담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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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성장 ‘K-넷 포지티브’] 2부 K-솔루션, 해외현장을 가다
〈4〉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여는 롯데
시드니 행사장엔 하루 1만명 찾아… 음악에 맞춰 K팝 부르고 함께 춤춰
8년간 中企 수출상담 1조3000억원

올해 5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에서 현지 관람객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물을 둘러보고 있다.
올해 5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에서 현지 관람객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물을 둘러보고 있다.
올해 5월 20일 호주 시드니항의 해외 승객 터미널 앞.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한눈에 보여 인기 관광지로 꼽히는 이곳 야외 광장의 테이블에 한국식 밀키트로 만든 국밥과 막국수가 놓이자 현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맛이 어떠냐’ ‘어떻게 만드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고추장, 된장, 김, 트러플로 맛을 낸 천일염 등 K푸드(음식) 조미료가 놓인 인근 코너도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인 셰프가 떡볶이 요리를 시연하기도 했다. 광장 한쪽에서는 고데기와 세럼, 선크림 등 K뷰티(미용)를 체험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 문구 기업 모나미가 마련한 부스에선 볼펜을 받으려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이날 개최된 행사는 롯데그룹이 주최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2016년 상생 차원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최근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브랜드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5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시드니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행사장에는 하루 최대 1만 명의 방문객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 K상품, K문화 모두에 날개 달아주는 롯데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처음에는 롯데홈쇼핑이 주축이 돼서 진행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롯데지주와 롯데홈쇼핑,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뿐 아니라 롯데웰푸드와 롯데GRS 등 식품 계열사까지 가세해 그룹 차원의 사업으로 격상됐다.

롯데그룹이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의 규모를 키운 건 K브랜드 위상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 이날 행사장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한국인 공연단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K팝을 메들리로 부르거나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추며 흥을 돋우고 있었다. 관객들은 익숙한 음악이 나올 때마다 환호하거나 동영상을 찍는 등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상대적으로 낯선 한국 전통 무용도 전문가 수준의 공연이 진행되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K콘텐츠, K팝 등의 인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즐길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세계 곳곳에서 빗발쳤다. K팝 공연이나 한국 음식, 메이크업 체험과 같은 행사는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현지인들이 한국을 제대로 즐길 거리를 마련해 달라는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K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해외에서 높아지면서 한국 관련 행사에 대한 현지인들의 기대치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단순히 한국 상품 수출을 위한 행사를 넘어 현지인들이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으로 만들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물놀이 공연, 한국식 생활 문화 체험 등 미디어나 유튜브에는 덜 알려진 다양한 한국의 모습을 현지에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물건을 사고 파는 유통 기업의 한계를 넘어 문화 교류의 장을 만드는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 ‘기브 앤드 테이크’로 현지 호평… 한국 신뢰 높여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기업 수출 판로를 개척한다는 행사 본래 목적도 달성하고 있다. 올해 시드니 타운홀에서 열린 수출입 상담회에서는 국내 중소기업 100개사가 현지 기업과 595건을 상담했다. 수출 상담 금액만 6200만 달러에 이른다. 호주는 물론이고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 국가 바이어들도 한국 제품을 보러 왔다. 특히 K푸드 열풍으로 김스낵, 된장찌개, 고추장에도 관심이 쏟아졌다.

롯데그룹은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가 한국 기업만의 무대로 활용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한국과의 교류에 나서면 현지 기업들도 한국 관련 비즈니스 기회를 새로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 롯데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우리가 얻는 것만 노리는 게 아니라, ‘기브 앤드 테이크’ 형태를 통해 다른 국가들도 한국과 교류하기를 원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는 호주 무역투자진흥기관인 ‘오스트레이드’와 협업해 ‘롯데 수입 상담회’도 동시에 진행했다. 한국 등에 수출하기를 원하는 호주와 뉴질랜드 기업 85개사가 롯데그룹 상품 담당자들을 만나 1100만 달러 규모의 상품 거래 상담을 했다. 롯데그룹은 식물성 단백질 기술력을 보유한 현지 중소기업 ‘프로폼’과의 거래를 위해 상담을 마치자마자 현지에서 100km 떨어진 제품 생산 공장을 바로 살펴보러 가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16차례 열어 누적 참가 기업 1122개사, 수출 상담 금액 1조3000억 원의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실질적으로 수출액을 늘리기 위해 행사 참가 범위를 국가 단위에서 인근 권역으로 넓혔다. 문화 교류처럼 다양한 프로그램도 추가해 나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상생을 염두에 두고 중소·중견기업은 물론이고 해외 소비자와 현지 기업이 모두 만족할 방안을 찾고 있다”며 “롯데그룹의 특색을 살린 넷포지티브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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