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엑셀 ‘시보스’ 사무총장 인터뷰
“인류가 육류보다 수산물 더 소비땐
온실가스 줄이는 데도 기여할 것”
10월 부산에서 열릴 연례회의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마틴 엑셀 시보스 사무총장. 그는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시보스의 역할과 목표를 강조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해양 분야에서도 ‘유엔 인권선언’ 같은 국제 통용 가이드라인을 만들겠습니다.”
글로벌 수산기업과 학계의 연합체인 시보스(SeaBos)의 마틴 엑셀 사무총장(62)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엑셀 사무총장은 학계, 정부, 산업계 등 수산업에서 40년간 종사한 해양·수산 전문가로 올해 10월 부산에서 열릴 연례 시보스 회의 준비차 방한했다.
시보스는 지속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수산 대기업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2016년 출범했다. 미국 카길, 노르웨이 세르마크, 일본의 마루하니치로, 태국 타이유니언, 한국의 동원산업 등 수산기업 9개사와 스웨덴 스톡홀름대, 일본 도쿄대 등이 협력해 결성된 단체다. 회원사 9곳은 전 세계 수산물 어획량과 양식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은 △불법어업·멸종위기종 어획 퇴출 △강제노동·아동노동 퇴출 △플라스틱 오염 감소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 10가지 목표를 세워 모범 사례와 과학 기반 솔루션을 공유하고 있다.
엑셀 사무총장은 “시보스 회원사들이 각자의 사업장과 공급망에서 불법 어업과 ‘현대판 노예제’를 금지했고 멸종위기종인 바닷새와 상어류, 가오리류 어획을 제한하는 등의 성과가 있다”고 했다. 또 양식업에서 인체에 해로운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수산물 가공 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등의 행동 강령도 만들었다. 그는 “수산업계의 대표 주자들이 바뀌면 산업 전반에 낙수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국가와 기업마다 시작점이 다르지만, 그럴수록 분명한 지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엑셀 사무총장은 필수 영양소와 단백질을 공급하는 자원의 보고로서 해양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해양은 단백질, 아미노산, 오메가3의 보고”라며 “2050년까지 늘어날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라도 해양 자원을 보호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인구가 육류보다 수산물을 더 많이 소비하면 지구 온실가스를 확연하게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10월 10∼13일 부산에서 9개 회원사 대표들이 모이는 연례 시보스 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국내 기업 중 시보스 창립 멤버로 참여한 동원산업은 해양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기 위해 포장 플라스틱을 저감하고 해안 정화 캠페인 및 교육을 진행해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