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52조’ 가스공사, 작년 임원 연봉 30% 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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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사실상 적자 상태인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기관장에게 전년보다 40% 넘게 오른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평가 등급이 오르면서 임원 연봉도 30% 올랐다.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가스공사 기관장의 연봉은 2억806만 원으로 1년 전보다 43.4% 올랐다. 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7148만 원으로 같은 기간 30.1% 올랐다. 이는 전체 공공기관의 상임 임원 평균 인상폭인 1.2%를 훌쩍 뛰어넘는다. 가스공사 정규직 직원 연봉은 1년 전보다 6.6% 오른 9371만 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평균인 7000만 원, 인상율 1.4%보다 높았다.

가스공사 연봉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해 발표된 2021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이 미흡(D)에서 보통(C)으로 오르면서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줬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기관장에게 6166만4000원, 상임 감사에게 4759만 원, 직원들에게 440만8000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2조463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미수금이 8조6000억 원으로 불어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였다. 가스공사는 높은 연료비를 가스요금으로 충당하지 못하면 이를 미수금으로 처리하고 나중에 요금 인상으로 회수한다. 미수금은 자산으로 분류돼 장부상 2조 원대 흑자라는 ‘착시효과’가 일어났다.

그러나 가스공사의 부채는 2020년 28조2000억 원에서 지난해 52조 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64.2%에서 499.6%까지 치솟았다.

경영평가 등급이 오른 것은 재무관련 항목이 100점 중 5점에 그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재무성과관리’ 항목 배점을 20점으로 올렸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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