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디-메디큐브’ APR 김병훈 대표
작년 매출 3977억중 36%가 해외
“올해 美 겨냥 인플루언서와 협업”
“지금까지 K패션이나 K뷰티가 한류 덕에 순항했다면 이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김병훈 APR 대표)
‘보라색 트레이닝복’으로 유명한 널디(NERDY)는 K스트리트 패션을 이끄는 신생 브랜드로 꼽힌다. 2014년 창업해 이제 10년 된 회사지만 해외에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널디 등을 운영하는 APR의 지난해 매출은 39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5% 늘었다. 특히 해외 매출이 1437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0%가 넘는다.
APR의 김병훈 대표(35)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0년간 사업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K’란 브랜드를 꼽았다. 그는 대학생 때 모바일 앱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이후 2014년 창업했다. 그는 “창업 때 한류 덕에 시류를 잘 탔다고 생각했는데 현재 K패션·K뷰티 붐의 수혜를 받고 있다”며 “과거 한류의 영향력이 아시아권에 머물렀던 반면 최근에는 북미에서도 K가 파워풀한 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해외 성과의 비결로는 현지화 전략을 꼽았다. 김 대표는 “역직구 형태로 수출해선 배송비가 많이 드는 데다 K뷰티·K패션의 열성 소비자만 공략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미국 중국 일본 등을 비롯해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현지에 물류센터를 세워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구매 방식과 배송 시스템 등 사소한 지점까지도 현지 브랜드와 똑같은 방식을 활용하는 등 소비자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PR은 ‘유재석 화장품’으로 유명한 메디큐브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로드숍 중심의 화장품 시장을 온라인 플랫폼 기반으로 바꾸는 것을 과제로 여겼다”며 “초반엔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판매했지만 현재 매출의 약 70%가 자사몰에서 발생해 소비자 피드백을 바로 받고 있다”고 했다.
APR의 지난해 해외 매출 1437억 원 가운데 일본(371억 원)이 가장 많았고 미국(299억 원) 중국(215억 원) 순이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김희선 홈케어’ 메디큐브 에이지알이 인기인 반면, K스트리트 패션이 인기인 중국에서는 널디가 잘 팔린다. 김 대표는 “올해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겨냥해 유명 패션 디자이너,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으로 널디를 하이엔드 패션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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