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숨37°’ 모델에 수지, ‘설화수’엔 틸다 스윈턴… K뷰티, 새 얼굴에 美-MZ세대 공략 의지 담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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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신 북미로 무게추 옮긴 행보
이니스프리, 장원영-민규 등 발탁

화장품 업계가 브랜드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줄 ‘뮤즈’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엔 모델 선정의 1순위 기준이 ‘중화권 인지도’였다면 최근에는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모델 발탁이 두드러진다. 변동성이 큰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K컬처 수요가 높은 북미로 시장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숨37° - 수지
숨37° - 수지
15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고급 화장품 라인 ‘숨37°’의 새로운 모델로 가수 겸 배우 수지를 발탁했다. 숨37°는 2020년부터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해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수지가 글로벌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약해온 만큼 글로벌 확장성이 있고, 타깃 나이대를 20대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설화수 - 틸다 스윈턴
설화수 - 틸다 스윈턴
할리우드 배우를 모델로 섭외한 사례도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한방 화장품 ‘설화수’ 모델로 배우 틸다 스윈턴을 낙점했다. 스윈턴은 영화 ‘케빈에 대하여’ ‘설국열차’ 등에 출연한 글로벌 배우다. 설화수는 이달 1일 신제품 출시 때도 다양한 인종의 젊은 외국인 모델을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그간 송혜교를 모델로 국내 중장년과 중화권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것과 차별화된 행보다. 블랙핑크 로제에 이어 스윈턴을 글로벌 앰배서더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북미로 무게추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K뷰티 기업들이 중국 대신 미국 시장을 겨냥해 대대적 리브랜딩에 나선 것은 코로나 봉쇄 영향 등으로 K뷰티 주요 소비처였던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타격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아시아 매출이 24% 줄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30% 중반대 하락률을 보였다. 소비 둔화와 오프라인 매장 재정비 등의 여파였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 매출은 83% 성장했다. LG생건도 면세점 등 주요 채널이 타격을 입으며 고급 화장품 라인인 ‘후’와 ‘숨’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38%, 16% 감소했다.

이니스프리 - 장원영
이니스프리 - 장원영
더 넓은 연령대의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세대교체도 활발하다. 이니스프리는 11년간 모델로 활약해온 가수 겸 배우 윤아 대신 아이브 장원영, 세븐틴 민규를 새 모델로 발탁하며 기존 이미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20대 초중반 ‘젠지’(Z세대)로 이니스프리의 타깃이 옮겨간 셈이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광고 영상에서도 기존처럼 ‘청정 제주’에 포커스를 두는 대신 활기 넘치고 당당한 MZ세대 감성을 강조했다. 이색적인 것에 반응하는 MZ세대를 겨냥해 LG생건은 ‘오휘’ 모델로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배우 손석구를 깜짝 발탁하기도 했다. 김태희, 신민아 등 여성 셀럽 위주의 화장품 광고 속에서 돋보이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이 나온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숨37°#수지#설화수#틸다 스윈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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