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채용문 더 좁아진다…카카오, 경력 개발자 채용 중단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22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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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경력 개발자 수시 채용을 진행 중 돌연 중단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인건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보수적 인력 운용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진행 중이던 경력 개발자 수시 채용에서 남은 전형들을 중단하고 공고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들은 카카오로부터 일괄 탈락 처리를 통보 받았다.

지원자들 가운데 서류 전형과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고 면접을 대기 중이었던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카오는 채용을 중단한 직군과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현재 카카오 채용 홈페이지에는 ▲테크 ▲서비스비즈 ▲디자인/브랜드 ▲스테프 등 부문에서 총 25개의 공고가 올라와 있다.

이 중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은 테크 부문의 데이터센터 운영 엔지니어, IT거버넌스-위험관리 책임자, 데이터센터 시스템 운영 엔지니어 등 세 개다.

카카오가 보수적 인력 운용 계획을 수립하면서, 경력 개발자 수시 채용 공고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해 채용을 보수적으로 간다는 기조 아래 일부 포지션의 채용이 일시중단되는 경우가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실제 카카오는 최근 채용 규모를 축소하는 추세다. 재작년까지 2년 연속 세 자릿수 신입 그룹 공채를 실시했으나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 공채를 진행해 규모가 줄었다.

여기에는 최근 늘어난 인건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지난해 연간 인건비는 1조68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이는 총 영업비용에서 26%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수익성도 좋지 않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은 7조1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성장했고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5805억원으로 2% 감소했다. 이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것이다.

이에 더해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피해 보상금 지급을 위한 비용 지출도 불가피하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올해도 대내외 경기 침체와 광고·커머스 시장 불황이 예상되면서 보수적인 인력 운용을 비롯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대표 빅테크 카카오 마저 개발자 경력 채용문을 닫으면서, IT업계 전반 고용 위축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정리해고를 발표하며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당 지원자에게 별도로 상황을 설명드리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쳤고, 향후 해당 포지션 채용이 다시 진행될 경우 후보자에게 안내 및 채용 절차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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