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K-방산 폭풍작전”… 기아·한화·로템, 중동 최대 방산전시회 참가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2월 21일 08시 30분


코멘트

UAE 아부다비서 ‘IDEX 2023’ 개최
사막색 전차·무인車 공개
수소동력車 등 지속가능 무기체계 소개
레이다부터 자주포까지 ‘초연결 통합방위’ 제안
검증 받은 체계 앞세워 K-방산 위상↑
중동국가 최근 무기 수입 다변화 추세

국내 방산 업계가 유럽에 이어 중동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전략적 방위사업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신규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기아와 한화, 현대로템 등 국내를 대표하는 방산 업체들은 이번에 현지에서 열린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중동국가들이 최근 무기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어 한국 방산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20일(현지시간) UAE 수도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에서 중동 최대규모 국제 방위산업전시회인 ‘IDEX(International Defense Exhibition & Conference) 2023’이 개최됐다. 전시회는 지난 1993년부터 격년마다 열려 올해가 16회다. 이번 전시는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 기아, 수소동력 전술車 해외 첫선… 지속가능성·생존성↑
2015년부터 꾸준히 IDEX에 참가해 온 기아는 이번에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된 장비 콘셉트를 해외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수소ATV(수소동력 경전술차량)’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중동지역을 겨냥한 소형전술차량 ‘기갑수색차’와 ‘베어샤시’를 전시했다.

수소ATV 콘셉트는 엔진 구동 ATV 콘셉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차량이다. 저소음 기동을 통해 생존성을 높일 수 있고 친환경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미래 전장 환경에서 주도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아 측은 보고 있다.

기갑수색차는 강화 방탄유리와 폭발 압력 완화 시트 등 안전사양을 적용해 탑승자 생존성을 한층 강화하고 우수한 기동성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225마력의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동급 최고 수준 성능을 발휘한다. 지난 2016년 양산에 들어가 현재 우리 군 주요 이동수단으로 실전에 투입된 상태다.
베어샤시는 차량의 기본 뼈대를 이루는 프레임과 엔진 등 파워트레인만 장착된 차량용 플랫폼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장갑차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장비로 개발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춘 차량이다. 각종 기동장비 개발이 활성화된 아시아·중동시장에서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한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IDEX 2023에서 탑승자와 환경을 함께 보호할 수 있는 미래형 특수차량을 선보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미래 기술을 적용한 특수차량을 개발해 안전하고 편리한 군의 작전 수행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화 방산 3사, ‘초연결 통합방위솔루션’ 제안… 첨단 레이다 현지 관심↑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방산 등 방산 3사가 함께 전시회에 참가했다. 국내 대표 방산 업체로서 한국의 무기체계와 레이다 등 첨단 기술력을 앞세워 중동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11월 한화디펜스를 합병하고 오는 4월 한화방산을 합쳐 무기체계 역량을 결집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소프트웨어(SW)와 정보통신기술(ICT), 군사용 레이다분야 전문 업체인 한화시스템과 함께 부스를 운영한다.
특히 한화 방산 3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미래 전장에 적용 가능한 ‘통합방위솔루션’을 제시한다. 최전선에는 지대지(地對地) 미사일로 개조한 천검(한화방산)을 탑재한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작전을 수행하고 40km 후방에서 자주포인 K9(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 지상 작전을 지원한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초소형 SAR위성으로 탐지한 전장상황 정보를 저궤도 통신위성과 지상망으로 실시간 공유해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초연결방산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지난 2021년 투자한 원웹(OneWeb) 저궤도 위성망으로 전장 통신 사각지대 해소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연계해 대응할 수 있는 군 전술 인터넷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화시스템은 첨단 레이다 제품군이 무기체계 현대화를 추진 중인 중동지역 바이어들에게 많은 관심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월 UAE에 수출한 천궁2에 적용된 ‘수출형 다기능레이다’를 비롯해 장거리 공격을 감지하는 ‘장거리용 다기능레이다’, 여러 표적을 동시에 감지하는 ‘다표적 동시교전 다기능레이다’, 국산 최첨단 전투기 KF-21에 탑재되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다 등 총 4종을 선보였다. 이밖에 고성능 미사일 천무와 K9 자주포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주요 무기체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는 이번 전시회에서 이미 검증 받은 무기체계와 함께 초연결 기반 첨단 방위 솔루션을 선보였다”며 “현지 파트너와 협력 기회를 발굴하고 수출 기회를 찾아 한국 대표 방산 기업의 위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 현대로템, 중동 맞춤 사양 ‘K2 전차·무인車’ 개발… 현지 잠재 수요 공략
현대로템은 미군으로부터 호평 받은 다목적 무인차량과 유럽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K2 전차를 앞세워 중동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현지 운용성을 고려해 중동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 지상무기체계 제품군을 선보여 미래 수요에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전시한 다목적 무인차량은 사막색으로 도장해 중동형 모델로 완성됐다. 사막색 다목적 무인차량이 대중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방산시장의 무인화 등 첨단 기술 도입 추세에 대응하면서 관련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다목적 무인차량은 작년 우리 군에 도입된 국내 최초의 군용 무인 차량으로 임무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탑재해 운용할 수 있는 전기구동 기반 무인 플랫폼이다. 원격주행을 비롯해 병사를 따라 기동하는 종속주행, 경로점 자율주행 등이 가능하고 원격무장장치(RCWS)를 탑재해 화력지원 용도로도 투입할 수 있다.
중동지역 잠재적인 전차 수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현지 운용을 상정한 중동형 K2 전차를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폭염에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특수고무 재질을 적용한 궤도를 장착했고 파워팩 냉각 성능을 강화하는 등 중동 맞춤형 사양을 고안했다고 한다. 함께 전시된 장애물개척전차는 지뢰제거쟁기, 자기감응지뢰 무능화장비 등을 갖춘 지뢰제거 특화 전차로 굴삭팔로 다양한 장애물지대를 극복해 기동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밖에 차륜형장갑차와 수소동력 차륜형장갑차를 전시해 차세대 지상무기체계 경쟁력을 강조한다. 국내에서 전력화된 K808 차륜형장갑차를 비롯해 105mm 포탑, 박격포 등 차륜형장갑차 계열화 모델도 소개한다. 수소동력 차륜형장갑차는 방산부문의 지속가능한 성장 비전을 제시하는 모델로 작년부터 국책과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중동 현지에 최적화된 무기체계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를 발굴하고 모색할 것”이라며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동지역에서도 K-방산의 우수한 역량과 기술력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