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기기 없어도 걸그룹 공연장 온듯… 질주하는 메타버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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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앞에 서면 가상현실”
롯데정보통신, 美CES서 첫선
엑스오비스, 360도 영상기술 인기
소니 ‘축구팀 응원’ 메타버스 공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달 5∼8일(현지 시간) 열린 ‘CES 2023’에서 롯데정보통신은 가상현실 기기 없이도 이용자가 콘서트 
현장에 온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공개했다(왼쪽 사진). 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사람을 스캔한 뒤 15초 만에 
가상공간에 캐릭터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롯데정보통신·소니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달 5∼8일(현지 시간) 열린 ‘CES 2023’에서 롯데정보통신은 가상현실 기기 없이도 이용자가 콘서트 현장에 온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공개했다(왼쪽 사진). 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사람을 스캔한 뒤 15초 만에 가상공간에 캐릭터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롯데정보통신·소니 제공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 참석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롯데정보통신 전시관에 마련된 3차원(3D) 디스플레이를 몇 분간 조용히 응시했다. 화면에선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엔믹스’의 콘서트를 메타버스(3D 가상공간) 콘텐츠로 구현한 영상이 나왔다. 대형 공연장에 온 관객 6만5000여 명도 실제처럼 표현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롯데정보통신 전시관에 방문한 이 프로듀서는 “우리(SM엔터) 아티스트의 콘텐츠는 왜 안 보이느냐”며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프로듀서가 관심을 보인 3D 디스플레이는 롯데정보통신이 CES에서 처음 선보인 기술이다. 별도의 3D 안경이나 가상현실(VR) 기기가 없어도 이용자가 디스플레이 앞에 가까이 가면 실제 콘서트 현장에 온 것처럼 입체적으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자가 직접 디스플레이 앞에 서 보니 엔믹스 멤버 6명이 눈앞으로 한 걸음씩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주변에서 다른 관객들이 응원 도구를 흔들며 환호하는 것도 생생하게 전해졌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앞에만 서 있어도 맨눈으로 현장에 간 것처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와 가상현실 기술은 CES 2023에서 일반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분야 중 하나였다. 이용자가 별도 기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가상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공개됐다.

롯데정보통신은 CES 2023에서 자회사인 칼리버스와 현실감을 극대화한 ‘롯데 메타버스’(가칭)의 시범 서비스도 공개했다. 서울 여의도 면적(2.9km²) 규모의 가상공간에 쇼핑몰과 공연장, 전시장 등을 실제처럼 만들어둔 것이다. 메타버스에 접속한 이용자들은 편의점을 방문해 컵라면, 삼각김밥을 주문할 수도 있고 백화점이나 면세점을 찾아 의류, 화장품 등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롯데정보통신은 이 메타버스 서비스를 PC에서 별도 기기를 구매하지 않고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김동규 칼리버스 대표는 “연말엔 여의도 면적의 25배 규모의 메타버스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시공간 디자인 업체인 한국 엑스오비스(Xorbis)는 CES 2023 전시관에 세계 최초의 360도 파노라마 영상 기술인 ‘홀로 파노라마 X’를 선보였다. VR나 증강현실(AR)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형 구조물에만 들어가도 가상공간에 들어온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용자가 팔만 움직여 화면 속 가상공간을 조작할 수도 있다. 전시관 현장에선 관람객들이 엑스오비스의 360도 파노라마 영상 기술을 체험하기 위해 20분 이상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다. 엑스오비스는 이 기술이 박물관이나 테마파크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스캐너 앞에 서면 15초 만에 가상공간 속에 똑같은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스캔이 끝난 뒤 관람객이 몸을 움직이면 가상공간 속 캐릭터도 똑같이 반응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유명 구단과도 협업하고 있는 소니는 전 세계 이용자들이 가상공간에서 같은 프로축구 팀을 함께 응원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vr기기#메타버스#ces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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