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분기 판매량 기대 이하…수요균열 신호인가 [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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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1월 3일의 아침입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휴장했기 때문이죠. 신년 대체휴일이라는데요. 뉴욕증시는 3일 새해 첫 개장에 나섭니다.

월요일 새로 나온 소식 중엔 테슬라 차량 인도 실적이 눈에 띕니다. 2022년 4분기에 총 40만5278대의 차량을 인도했다는군요. 전년 동기보다 31.3% 증가한 수치입니다. 4분기 생산량은 43만9701대였고요. 생산은 했는데 고객한테 인도되지 않은 물량이 3만4423대라는 얘기이죠.

테슬라는 2022년 한해 동안 총 131만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습니다. 전년과 비교해서 약 40% 늘어난 겁니다. 같은 기간 생산량은 137만대로, 47% 증가했죠. 테슬라 IR책임자인 마틴 비에차는 “나는 이 결과를 낸 팀이 매우 자랑스럽다. 배송이 원활하려면 더 많은 차량운송이 필요했고, 이 때문에 생산량>인도량이다”라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설명했습니다. 생산량보다 인도량이 적은 건 차가 잘 안 팔려서가 아니라, 물류의 문제 때문이라는 걸 강조한 겁니다.

중국 상하이 항구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테슬라 차량들. 테슬라 공식 트위터 계정
다만 투자자들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는데요. 그동안 월가에선 테슬라의 4분기 인도량을 42만7000대로 예상했었거든요. 이런 기대치와 비교하자면 2만대 넘게 적게 팔린 겁니다. 생산량이 인도량을 초과하는 일도 3분기 연속으로 발생했고요. 가뜩이나 테슬라에 대한 미국과 중국에서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증시에 파다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역시나 투자업계에선 이런 상황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데요. 번스타인 애널리스트인 토니 사코나기는 이날 메모에서 “우리는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가 직면한 수요문제 규모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본다. 2023-2024년 (판매)수치가 실질적으로 재설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 역시 “수요균열은 테슬라에서 분명히 발생하고 있고, (4분기) 수치는 낙관적이지 않다”고 평가했죠.

이미 이전부터 애널리스트들은 2023년 테슬라 실적 추정치는 낮춰잡아 왔습니다. 현재 평균 예측은 2023년 한해 테슬라의 차량 인도물량을 192만대로 보고 있는데요. 이는 석달 전 212만대보다 20만대나 줄어든 겁니다. 이제 4분기 실적이 공개됐으니, 어쩌면 여기서 더 줄일지도.

테슬라 주가는 2022년 12월에 37%, 2022년 한해 동안은 65%나 폭락했는데요. 이 때문에 일론 머스크가 ‘역사상 처음으로 순자산 2000억 달러(약 252조원)를 잃은 사람’이 되었다는 기사가 나왔을 정도입니다.

참고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일 파이낸셜타임스가 꼽은 ‘2023년 주목해야할 기술자’에 3년 연속 선정됐는데요. FT는 “머스크가 (트위터가 아닌)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 즉 전기차와 우주발사체를 중요한 신산업으로 키우는 일로 돌아갈 것인지가 기술세계에선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By.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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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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