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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성인 수능’ 공인중개사시험,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뀔 듯

입력 2022-10-04 12:02업데이트 2022-10-0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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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수능’으로 불리는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이달 29일 치러질 예정이다. 지난해 40만 명가량이 신청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이 시험에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집계돼 치열한 눈치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절대평가로 돼 있는 시험평가방식을 상대평가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누리집에 ‘공인중개사 자격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에 대한 용역입찰 관련 사전규격을 공고했다. 사전규격 공고는 입찰과정에서 특정업체에 유리한 규격이나 조건을 내걸어 해당업체가 사업수주를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진행되는 절차이다.

● 공인중개사 시험,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뀔 듯

4일 공고문에 따르면 국토부는 국가 전문자격으로서 공인중개사의 위상을 높이고, 부동산시장에 높은 수준의 전문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공인중개사 자격 및 관련 교육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5개월 기간의 연구용역을 위한 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용역 예산은 3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결과물은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 늦어도 상반기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과업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해외국가들의 자격인증 기준과 수급 조절, 교육상황 등 공인중개사 제도 관련 현황과 국내 제도와의 비교 검토이다. 여기에는 감정평가사, 공인회계사, 공인노무사, 변리사, 관세사, 세무사 등 상대평가로 운영하고 있는 다른 국가자격의 선발예정인원 산정 시 고려사항과 절차 및 기준 등에 대한 현황 분석도 포함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절대평가로 진행되는 공인중개사는 최근 5년 간 연평균 2만2200명이 합격하면서 주택관리사(1610명) 감정평가사(203명) 등 다른 국가전문자격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러한 과잉공급은 한정된 부동산중개시장에서 중개건수와 수입 감소로 이어져 서비스 질의 악화나 과당경쟁으로 인한 가격왜곡 등의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적잖았다.

게다가 취업난 등의 이유로 응시인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합격자 수에 비해 실제 개업하는 공인중개사 비율은 낮아 시험준비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인중개사 자격보유자 49만3503명 가운데 개업공인중개사는 11만9108명으로 24.1%에 불과하다. 반면 감정평가사의 경우 자격보유자의 90%가 개업했다.

● 공인중개사 장롱면허도 관리 대상에 포함될 듯

두 번째 과업 과제는 공인중개사 시장 공급 방안이다. 여기에는 ▲부동산중개시장 규모와 적정 공인중개사 수 산정에 관한 사항 ▲공인중개사시험 상대평가 도입 방식 및 응시자격 개선에 관한 사항 ▲공인중개사의 자격 관리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된다. 이번 용역의 핵심 사항이다.

시장 규모 산정을 위해서는 거래건수와 매출액, 가구 수, 소득액, 인구 수 등 다양한 영향 요소에 대한 분석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공인중개사의 자격 관리는 전문자격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 정기교육 이외에 전문역량을 강화할 만한 제도가 미비해 소비자 신뢰도도 낮고,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이다.

이를 위한 실행방안으로는 자격갱신제나 중개사고 삼진아웃제, 미종사자 자격박탈 등이 제시됐다. 자격증을 따놓고 개업은 하지 않는 이른바 ‘장롱면허’ 등에 대한 관리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 사후 교육 프로그램도 강화될 듯

마지막 과업 과제는 교육시스템 개선이다. 현재 공인중개사 관련 교육은 부동산 관련 세법, 도시개발법, 주택법 등 부동산 공법과 직업윤리, 부동산사고예방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특화된 서비스 제공이나 프롭테크 등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중개시장 상황에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 건축 등 공인중개사의 전문분야별 역량을 강화하고, 프롭테크나 부동산금융 등 부동산신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커리큘럼 개선 방안 등이 실행과제로 요구됐다.

또 중개보조원에 대한 부동산중개 전문교육 강화 방안도 주문됐다. 현재 중개보조원에 대한 교육은 직업윤리 중심의 3,4시간짜리 직무교육 정도이다.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청자 40만 명 육박

한편 이달 29일로 예정된 33차 공인중개사 시험 신청자는 39만808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5년부터 치러진 공인중개사 시험 사상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39만992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1차 시험 신청자는 24만5114명으로 지난해(24만7880명)보다 2766명 줄었지만 2차는 15만2966명으로 지난해(15만2041명)보다 많다. 지난해 1차 시험에 합격한 응시자들이 대거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 시험 신청자들을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12만6029명(1차·7만8855명+2차·4만7174명)으로 전체의 31.7%를 차지하며 가장 많다. 이어 30대(10만7786명=6만7508명+4만278명) 50대(9만2374명=5만5897명+3만6477명) 20대(4만4712명=2만7069명+1만7643명) 60대(2만4758명=1만4322명+1만436명)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70대 이상(1539명=889명+650명)과 10대(882명=574명+308명)도 포함돼 있다.

성별로는 남성이 20만4677명으로 여성(19만3403명)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한편 지난해의 경우 실제 시험응시자는 27만8847명으로 신청자(39만9921명)의 69.7%로 집계됐다. 또 합격자수는 6만6688명으로 실제 응시자의 23.9% 수준에 머물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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