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게임 강자’ 쿡앱스, 하반기 100명 대규모 채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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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 급증 힘입어 70% 증원

박성민 쿡앱스 대표이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직원들과 개발회의를 하고 있다. 쿡앱스는 신입 직원에게도 모든 게임의 매출액 등을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쿡앱스 제공
박성민 쿡앱스 대표이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직원들과 개발회의를 하고 있다. 쿡앱스는 신입 직원에게도 모든 게임의 매출액 등을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쿡앱스 제공
하반기 채용 시장이 암울한 가운데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올 11월까지 채용하는 게임회사가 있다. 글로벌 캐주얼 게임의 강자 ‘쿡앱스’는 11월 13일까지 100여 명의 인력을 채용하는 ‘THE10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체 직원 수가 140여 명임을 감안하면 70%나 증원하는 셈이다. 신입 직원의 연봉은 개발자와 비개발자를 가리지 않고 5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롤플레잉게임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쿡앱스 제공
롤플레잉게임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쿡앱스 제공
쿡앱스는 올해 상반기(1∼6월) 매출 510억 원에 영업이익 11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545억 원, 영업이익 159억 원과 비슷한 결과를 상반기에 달성한 것이다. 방치형 롤플레잉게임(RPG)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등이 인기를 끈 결과다. 쿡앱스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주로 공략해 오다 최근 들어 국내와 일본, 대만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세계 127개국에서 약 200만 명의 이용자가 쿡앱스의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본사에서 박성민 대표이사(41)를 만났다. 박 대표는 “최근 4년간 매년 좋은 실적을 내면서 서양과 동양 문화권 모두에서 인기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내년 이후 글로벌 캐주얼 게임 시장을 선도할 인재를 영입할 적기라고 생각해 대규모 채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집 분야는 게임 기획자부터 게임 원화 디자이너, 사내 시스템 개발자, 서버 개발자 등 게임 개발과 운영은 물론이고 조직문화 담당자, 고객 경험팀 등 회사 직무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쿡앱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아예 채용 관련 내용으로 가득 채웠다. 채용 분야는 물론 채용에 유용한 팁까지 제공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지원자 중 최종 2차 경영진 면접까지 진행한 지원자에게는 면접비 100만 원을 지급한다. 지원자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결과는 100시간 내에 알려줄 예정이다.

쿡앱스는 주 35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한다. 쿡앱스를 방문한 시각이 오후 2시였는데, 사무실은 한산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두 시간이 점심 시간이다. 휴식 시간 보장과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유연근무제로 하루 7시간을 일하면 되는데, 오전 10시∼오후 7시에 일하는 직원이 많은 편이다. 근속 1년 이상 직원의 대학원 및 MBA 학비 90%를 지원해 준다. 매년 전 직원이 단체로 워크숍을 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박 대표는 2009년 대학교 3학년 때 친구인 김태은 쿡앱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공동으로 창업했다. 재학 시절 교수가 미국 스탠퍼드대의 커리큘럼을 가져와 당시 미국에서 막 뜨고 있던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을 과제로 냈는데, 이 숙제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간단한 프로그램이었는데 많게는 하루 250만 원의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자극제가 돼 지금의 쿡앱스가 탄생했다.

쿡앱스는 전체 직원에게 모든 게임의 일별 사용자 수와 수익 등을 다 공개한다. 개발된 게임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원들이 감각을 익히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리고 신입·경력 직원들에게 캐주얼 게임을 만들 기회를 많이 부여한다. 또 사내 게임 개발 경진대회인 ‘게임잼’을 통해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게임을 기획해 코딩을 하고 앱장터에 올린 뒤 마케팅까지 해 볼 수 있도록 한다.

박 대표는 “대형 게임회사는 주어진 일만 해야 하지만 쿡앱스에서는 게임 개발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직무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쿡앱스는 아직 투자를 받은 적이 없다. 창업 이후 조금씩 낸 수익으로 지금의 쿡앱스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인재 채용 이후에는 투자를 받아 회사를 본격적으로 키우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며 “회사가 커지면 각 개발팀이 좀 더 자율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수익도 가져갈 수 있는 체제로 바꿀 생각”이라고 밝혔다.


성남=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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