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새출발기금 빚탕감 90% →50%로 낮춰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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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자 과다 등 도덕적 해이 우려”
지자체 반발등 ‘기금 논란’ 계속

빚을 갚을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을 최대 90%까지 깎아주는 새출발기금 출범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들이 2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 모여 새출발기금 정부안을 논의했다. 새출발기금은 금융사가 보유한 자영업자, 소상공인 부실채권을 정부가 사들여 채무를 조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대출을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 금리를 낮춰주고, 90일 이상 채무를 연체한 차주에 대해선 원금의 60∼90%를 탕감해준다. 여신 담당자들은 최대 90%에 이르는 원금 감면 비율을 10∼50% 정도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과도한 빚 탕감으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들은 채무조정 대상자가 너무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안은 채무를 10∼89일 연체하면 ‘부실 우려 차주’로 분류해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데, 이를 30일 이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것. 제도 악용을 막기 위해 부실 우려 차주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하향 같은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와 금융사가 채권 매입가격을 협의 중인 가운데 부실채권의 헐값 매각 우려도 제기됐다.

앞서 지역 신용보증재단에 손실을 전가한다며 지방자치단체들이 새출발기금에 반발하는 등 정부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출발기금의 빚 탕감 정도가 과도해 은행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새출발기금#빚탕감#기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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