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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빚투족 “영끌거지 될판”…외국인 올해 18조 ‘셀 코리아’

입력 2022-06-18 03:00업데이트 2022-06-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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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덮친 초긴축 공포]증시 ‘초긴축 공포’… 하루만에 또 요동
코스피 年최저… 장중 2400 붕괴, 삼성전자 주가 5만원대 주저앉아
기재부 “경제, 검은 파도의 시대”… JP모건 “美 불황 빠질 가능성 85%”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지 하루 만인 17일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다시 혼란에 빠졌다. 16일(현지 시간)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고민에 빠져 있다. 뉴욕=AP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지 하루 만에 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초긴축 공포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위기와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밀려오는 ‘블랙 타이드(검은 파도) 시대’라며 2년 3개월 만에 ‘경기둔화 우려’를 공식화했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3%(10.48포인트) 내린 2,440.93에 장을 마쳐 연저점을 경신했다. 장중 2% 넘게 하락하며 장중 기준 2020년 11월 5일(2,370.85) 이후 1년 7개월 만에 2,400 선이 붕괴됐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81% 내린 5만9800원에 마감했다. 대만 자취안지수(―1.25%),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77%)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1% 넘게 하락했다.

이는 전날 글로벌 증시의 급락에 따른 것이다. 16일(현지 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2.42% 급락한 29,927.07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각각 4.08%, 3.25% 폭락했다. 하루 만의 하락세 전환은 주요국의 ‘긴축 릴레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스위스 중앙은행(SNB)도 15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0.5%포인트 끌어올렸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블랙 타이드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날 기재부의 ‘6월 경제동향’엔 2년 3개월 만에 ‘경기둔화 우려’란 표현이 등장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은 S&P500을 근거로 미국이 불황(recession)에 빠질 가능성을 85%로 제시했다.



이틀 못간 ‘안도 랠리’ 혼돈의 증시… 어제 장중 2400 선 무너지기도
삼성전자 19개월 만에 ‘5만전자’… 코스닥도 800 문턱 못 넘어
은행권 주담대 이미 7% 넘어서… 투자자 “하우스 푸어 계절 초입”
각국 긴축 바람에도 물가 안 잡혀… “인플레 해결해야 연내 증시 반등”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계속되며 ‘국민주’들이 줄줄이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빚투’(빚을 내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이제 ‘벼락 거지’가 아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 거지’가 늘겠다고 푸념하고 있다. 기존엔 무주택자들이 예기치 못한 집값 급등기를 맞아 상대적인 자산 위축을 경험했다면 최근엔 빚을 내 주식과 부동산 등에 투자한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 1년 7개월 만에 ‘5만전자’로

17일 코스피는 1년 7개월 만에 장중 2,400 선이 무너졌고 삼성전자도 ‘5만전자’로 주저앉았다. ‘동학개미’들의 코스피 순매수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23.63%), 네이버(―37.25%), 카카오(―35.82%), SK하이닉스(―26.41%), 삼성전기(―29.11%) 등이 모두 올해 들어 20∼30%대 하락을 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도 800 문턱을 넘지 못했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3302억 원어치를 내던졌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9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하다가 16일 순매수했으나 17일 다시 ‘셀 코리아’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올 들어 17조6822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는 전날 글로벌 증시의 급락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직후 ‘안도 랠리’를 보인 지 하루 만인 16일(현지 시간) 시장은 다시 혼돈에 휩싸였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81%(1100원) 하락한 5만9800원으로, 2020년 11월 4일(5만8500원) 이후 처음 5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외국인 상당수는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에 투자한다. 이 때문에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 자금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날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49.97%로 2016년 4월 28일(49.59%) 이후 6년 만에 처음 50%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실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60조7000억 원에서 58조3000억 원, 내년 추정치를 49조7000억 원에서 40조8000억 원으로 각각 4.0%, 17.9% 내려잡았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긴축에 나서도 물가가 진정되지 않고 경기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인플레이션 해결되지 않으면 연내 반등 힘들 것”
투자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영끌 거지가 대세가 됐다’고 자조하고 있다. 빚을 내 주식, 가상자산, 부동산 등에 투자했지만 자산가치는 떨어지고 이자 부담만 커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영끌족은 하락장을 우습게보지 말고 조심해야 한다’ ‘하우스푸어 계절의 초입이다’란 말들이 나온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연 7%를 넘어섰고 집값 동향도 심상치 않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8로 전주 대비 0.6포인트 떨어졌다. 5월 첫 주(91.1) 이후 6주 연속 하락세다. 100보다 낮으면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높은 물가가 유지되고 미국 연준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1.7%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줄지 않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연내 증시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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