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숙제 미루면 질 떨어져…통화정책도 다르지 않아”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31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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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장이 31일 향후 통화정책을 물가에 중점을 두고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을 ‘숙제’로 비유하며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지속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홍 국장은 이날 한은 홈페이지에 신설된 블로그에 ‘5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배경’ 제하의 글을 올리고 이 같이 밝혔다.

홍 국장은 “지금과 같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 등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상황, 소비자물가 상승률, GDP 성장률 등 앞으로 입수되는 주요 경제지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등이 주요 고려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연준은 지난 5월에 이어 6월과 7월에도 정책금리를 0.5%포인트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빠른 정책금리 인상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통해 국내 물가상승 압력을 추가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국장은 또 기준금리 인상을 ‘숙제’에 비유한 개인적인 소회도 밝혔다. 그는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숙제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숙제를 틈틈이 미리미리 해두면 마감일이 다가와도 초조함이 없었다”며 “그러나 숙제를 어떤 이유에서든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마감일에 임박해서 밤을 새우게 되고, 그러면 숙제의 질도 떨어지고 몸도 많이 상하게 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이후를 되짚어 보면 통화정책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우리나라가 기준금리 인상을 선제적으로 단행한 만큼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가속화에도 여력이 있다는 뜻으로, 앞으로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것을 빗댄 말로 풀이된다.

김웅 조사국장도 ‘2022년 5월 경제전망의 주요 내용’ 제하의 글에서 올해의 소비자물가를 3.1%에서 4.5%로, 성장률을 3.0%에서 2.7%로 수정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국장은 “물가 전망이 크게 오른 것은 원자재가격 큰 폭 상승, 글로벌 공급차질 심화,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공급 및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모두 증대된 데 기인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 생산국의 수출제한 등으로 국제식량 가격이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쌀을 제외한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아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의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물가의 상방위험과 성장의 하방위험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총생산(GDP)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물가는 앞으로 수개월 간 5% 이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어 성장보다는 물가 위험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이날부터 홈페이지 내 블로그를 신설해 금융·경제 주요 현안에 대한 임직원의 분석과 견해를 공유하는 등 외부와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블로그를 통해 임직원들이 직접 주요 현안에 설명하는 등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한은 임직원들은 앞으로 블로그에 통화정책, 외환·국제금융 등 금융경제 주요 현안에 대한 분석과 견해를 담은 글을 올릴 예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3일에 한 번씩 임직원들이 경제 상황 등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데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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