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8년만에 4% 돌파…주담대 9년來 최고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31일 1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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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근 8년 만에 4%를 돌파 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0%로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2년 4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4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3.98%)대비 0.07%포인트 오른 연 4.05%를 기록해 4%를 돌파했다. 가계대출 금리가 4%를 돌파한 것은 2014년 5월(4.02%) 이후 7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월(0.05%포인트)에 비해서도 증가폭이 소폭 확대된 것으로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2014년 3월(4.09%)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반신용대출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모두 올랐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0%로 전월(3.84%) 보다 0.06%포인트 올라 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2013년 3월(3.97%)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5.46%에서 5.62%로 0.16%포인트 상승하면서 4개월 연속 올랐다. 2014년 6월(5.62%)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1.72%)대비 0.12%포인트 상승한 1.84%를 기록했다. CD(91일물)는 1.64%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은행채 5년물은 3.38%로 전월(2.85%) 보다 0.53%포인트 올랐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 팀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은행채 금리 등 장단기 지표금리 상승, 저신용차주에 대한 고금리대출 취급 등으로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상승했다”며 “주택담보대출과 보증대출 금리도 우대금리 제공 등으로 상승폭이 제한됐으나 전체 가계대출금리가 전월대비 0.07%포인트 올랐다”고 말했다.

전체 기업대출 금리는 3.45%로 전월(3.39%)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2019년 7월(3.52%)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대기업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05%포인트 오른 3.17%를 나타냈고,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3.67%로 전월(3.57%)대비 0.10%포인트 올랐다.

송 팀장은 “지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단기물 비중 확대 등으로 상승폭이 제한되면서 전체 기업대출금리는 전월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비은행기관 대출금리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이 0.45%포인트 상승한 9.69%로 가장 높았다. 신용협동조합은 0.01%포인트 오른 4.48%, 새마을금고는 0.05%포인트 오른 4.53%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은 전월대비 0.05%포인트 오른 4.01%로 집계되는 등 4%를 돌파했다.

송 팀장은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가계가 저신용차주 비중을 축소하고 담보대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하락했으나 기업이 전월 저금리대출 취급효과 소멸 등으로 상승했다”며 “전체적으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가계 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상승했다”고 말했다.

가계와 기업 대출금리 모두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을 합한 전체 대출 평균금리는 전월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3.57%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5월(3.62%)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성수신 금리는 전월보다 0.13%포인트 오른 1.87%로 나타났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1.82%로 전월대비 0.11%포인트 올랐다. 정기예금 금리도 0.11%포인트 상승한 1.81%를 나타냈다. 정기적금 금리는 1.91%로 전월보다 0.72%포인트 내렸다. 정기적금 금리는 금리가 5~6% 수준인 ‘청년희망적금’ 출시로 지난 2월 3.81%까지 급등했으나 4월 들어 그 영향이 소멸되면서 1%대로 내려섰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0.20%포인트 오른 2.10%로 2%대로 올라섰다. 2015년 11월(2.11%) 이후 가장 높다.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70%포인트로 전월(1.76%)보다 0.06%포인트 축소됐다. 반면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35%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2018년 6월(2.35%포인트)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송 팀장은 “잔액기준으로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도 반영이 되다 보니 예금금리 인상 속도보다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더 크게 나타나면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우대금리 적용 등으로 예대금리차가 소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지표금리 상승 흐름과 은행들의 우대금리 완화 흐름이 어떻게 이어질지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도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전월(80.5%)보다 0.3%포인트 늘어난 80.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82.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송 팀장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것이 주택담보대출인데 지난달 주담대 중 보금자리론 정책모기지 비중이 늘지 않으면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더 늘었다”며 “또 은행채 5년물 등 장기지표 금리가 단기지표 금리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고정금리 대출 금리와 변동금리 대출 금리 차가 더 확대된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또 5%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도 전달 9.4에서 11.0%로 늘었다. 2013년 9월(11.1%)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송 팀장은 “고금리 대출 비중이 늘어난 것은 저신용 차주에 대한 고금리 비중이 늘어나고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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