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분기 석유제품 수출 20% 증가… 車 제치고 4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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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율 11년만에 최고치 기록
수출액 15조원… 작년보다 95% 늘어
항공유 등 글로벌 수요 증가 영향
中 중심서 다변화… 호주에 최대 수출

국내 정유업계의 1분기(1∼3월) 석유제품 수출이 지난해보다 20%나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에서 수요가 회복한 영향이다.

대한석유협회는 26일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1억899만 배럴로 지난해 1분기(9078만8000배럴) 대비 2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는 2011년 1분기(25.6%)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수출액도 대폭 늘었다. 올해 1분기 수출액은 120억300만 달러(약 14조9737억 원)로 지난해 1분기 61억4600만 달러(약 7조6671억 원) 대비 95.3%나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 증가율은 2000년 1분기(118.2%) 이후 22년 만의 최고다. 분기 수출액 자체도 2014년 3분기의 123억3300만 달러 이후 7년여 만에 최대다.

1분기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 중 석유제품은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에 이어 4위에 올랐다. 2020년 6위, 지난해 5위였으나 올 들어서는 자동차와 철강제품을 제쳤다.

석유제품의 수출 증가는 글로벌 수요 증가의 영향이 컸다. 석유제품 수출량은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2020년 4분기에 2011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억 배럴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팬데믹으로 항공유 등의 수요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반등을 시작해 올해까지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발행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일일 석유 수요는 연말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출 대상국도 바뀌었다. 호주가 처음으로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에 올랐다. 1분기 한국의 석유제품 수출 중 호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3.2%로 2016∼2021년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12.7%)을 앞질렀다. 지난해 1분기 호주의 비중은 8.8%, 중국은 36.9%였으나 뒤집어졌다.

호주 정부의 탈탄소 기조로 미국 엑손모빌, 영국 BP 등 글로벌 메이저 정유사들이 호주의 정유공장을 폐쇄하는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들이 호주 시장을 빠르게 공략한 덕분이다. 경유(88.0%)와 휘발유(6.0%)도 늘었지만 특히 항공유 수출이 지난해 1분기 2만4000배럴에서 215만6000배럴로 90배 가까이로 늘었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6월 중국 정부가 경순환유(LCO) 수입 소비세를 부과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 수출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것과 더불어 중국 중심이었던 수출이 호주, 싱가포르 등으로 다변화된 점도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전 세계적인 탈탄소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정유업계#석유제품#수출 2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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