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반도체난-우크라 사태 뚫고 1분기 ‘깜짝 실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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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매출 30조로 10.6% 늘어… 영업이익 1조9289억, 7년여만 최대
SUV-전기차-제네시스 판매 확대 덕… 기아, 매출 18조-영업이익 1조6065억
1년 전보다 각각 10.7%, 49.2% 증가… “원자재 변수 대응할 전담 조직 신설”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악재 속에서도 올해 1분기(1∼3월) 시장 전망을 넘어서는 실적을 거뒀다. 차량 판매량은 줄었지만 전기차 등 고가 차량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까지 겹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현대차는 25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 30조2986억 원, 영업이익 1조928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영업이익은 16.4% 늘었다. 당초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였던 1조6500억 원을 뛰어넘으며, 2014년 2분기(4∼6월·2조872억 원) 이후 7년 9개월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차량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90만2945대였다. 러시아 권역의 판매량이 전쟁 여파로 25% 줄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건 값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차량 판매 확대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6.4%를 기록하며 2016년 2분기(7.1%)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기아도 매출은 같은 기간 10.7% 증가한 18조3572억 원, 영업이익은 49.2% 늘어난 1조6065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기아의 영업이익은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된 후 사상 최대다. 기아도 판매량은 0.6% 줄었으나, 판매 비중 61.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레저용차량(R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에도 경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서강현 부사장은 “반도체 공급난의 회복세가 더디고, 상승세를 보인 원자재 가격도 단기적 부담”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예측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원자재 가격 움직임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자 현재 시행하고 있는 배터리 원자재 선매입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강세라고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 영향으로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한 현대차 아이오닉5,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기아 EV6 등 높은 평가를 받은 차량들을 앞세워 판매량 회복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기아 측은 “EV6 판매가 늘면서 서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는 등 전기차 시장 최선두권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도 1분기 약 3만 대가 팔린 아이오닉5를 포함해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과 올해 새로 선보일 아이오닉6 등을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 이후 판매 회복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연초 제시했던 매출액 성장률, 영업이익률 등 경영 목표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차#기아#반도체난#감짝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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