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전세대출 한도 확대를 비롯한 ‘3종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금리도 낮추고 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세에 추가 여력이 생긴 데다 새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전세자금 대출 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 가량 인하한다. 이날 신한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신규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기준 3.22~4.12%, 금융채 1년물 기준으로는 3.41~4.31%로 전날 3.30~4.20%, 3.48~4.38%에서 각각 0.08%포인트, 0.07%포인트 낮아졌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전날 일반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0.20%포인트 인하했다. 24일 기준 일반전월세대출의 최저금리는 2.882%로 2%대로 떨어졌다. 일반전월세보증금대출은 무주택 또는 부부합산 1주택 보유 고객 대상 전월세보증금대출로 전세보증금의 최대 80%, 2억22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앞서 우리은행은 연 0.2%포인트의 ‘신규대출 특별 우대금리’를 신설했다. 5월31일까지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과 우리전세론, 우리WON주택대출에 한시적으로 적용했다.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를 내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하에 앞서 전세자금대출 신청 기준을 완화하는 등 대출 정상화에 나섰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도입한 이른바 ‘전세대출 3종 규제’를 완화했다.
우리은행은 21일 주요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전세대출 한도를 전세 임차보증금(전셋값)의 80%로 늘리고 신청기간은 잔급지급일과 주민등록 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까지로 완화했다. 부부합산 1주택자의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도 해제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전세대출 한도 완화를 비롯한 해당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30일부터 해당 규정을 완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도 중단했던 1주택자의 일반 전월세보증금 신규 대출을 최근 재개했다.
은행들이 대출 규정을 정상화한 데 이어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최근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추가 여력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00억원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가계대출 감소세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도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분위기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한 가계대출 규제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윤 당선인의 공약에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로 완화하고 전세대출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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