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집값 10% 오르면 고령자 근로시간 6.1% 하락”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9일 16시 00분


코멘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2022.2.3/뉴스1 © News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2022.2.3/뉴스1 © News1
고령자가 보유한 주택의 자산 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이들의 근로시간이 6.1%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8%포인트(p) 떨어지고 은퇴 확률은 1.3%p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9일 ‘BOK경제연구 -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공급과 은퇴결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가계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은 70%에 이르며 고령 가구로 갈수록 주택소유율이 높다. 고령자의 실질은퇴연령은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 기준 72세로 주요 OECD 국가에 비해서도 매우 높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6년 기준 55~70세 고령자 3664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주택가격과 노동 공급 상황을 추적 조사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정종우 한은 미시제도실 과장은 <뉴스1>에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조사기간인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2년간 주택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8%p, 근로시간은 6.1% 각각 하락했다”며 “은퇴확률은 1.3%p 상승해 노동공급이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성 근로자는 여성 근로자보다 주택자산 증가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의 폭이 컸다. 정 과장은 기자브리핑에서 “가구주 가운데 남성이 많고 남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실질은퇴연령인 72세에 가까워질수록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노동공급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했다.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과거에 예상한 수준을 상회할 경우에는 주택 보유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고, 은퇴확률도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주택가격이 과거 3년간의 가격 추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예상 수준보다 10%p 더 상승할 경우,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근로시간은 각각 6.5%p, 6.4% 하락했다. 은퇴확률은 4.8%p 상승해 예상치 못한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주택가격이 예상한 수준만큼 상승한 경우에는 노동공급과 은퇴 결정에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다만 정 과장은 기자브리핑에서 “현재의 집값 상승은 정책 영향이나 금리 영향, 여러가지 세금의 영향 등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를 현재 상황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