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 심화… 2012년 이후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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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만1713건, 1년 만에 반토막
금리인상-대출 총량 관리 등 규제…9월부터 급감, 12월 567건 그쳐
3월 대선까지 관망세 이어질 듯…전문가 “집값 하락? 상승 불씨 여전”

서울 송파구 A단지는 총 7000여 채 규모의 대단지이지만 최근 1년간 거래된 건수가 한 달 평균 10건도 안 된다. 지난해 거래된 건수가 119건으로 2020년(274건)의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한 달간 매매 문의를 딱 두 건 받았다”고 했다.

최근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12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3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양도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 완화 카드를 내놓고 있어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 2012년 이후 서울 거래 최저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는 총 4만1713건 거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2년 4만1079건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0년 거래량(8만1193건) 대비 절반 수준이다.

서울 거래량은 지난해 9월 매수 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하며 급감하기 시작했다.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시중은행이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자 같은 달 4217건이던 거래 건수가 9월 2706건으로 줄었다. 이후 10월 2194건, 11월 1354건, 12월 567건 등 매달 급감했다.

20, 30대의 매수세가 몰렸던 다세대·연립(빌라) 분위기도 비슷하다. 빌라 거래 건수는 12월 2156건으로 전월(3415건) 대비 36.9% 감소했다. 대선을 앞두고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양도세 완화 기대감이 커지며 매도를 보류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서울 은평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종부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대선 이후까지 버티겠다고 하면서 매도세와 매수세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 서울 집값 상승 불씨는 여전


2012년처럼 거래절벽이 계속되고 매물이 쌓이면 집값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대세 하락에 접어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2012년엔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등 공급 확대 영향으로 6.65%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1월엔 서울 아파트값이 7.76% 올라 2006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서울 공급 부족의 영향으로 가격 상승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2만여 채로 지난해보다 줄 것”이라며 “서울 공급 부족은 당장 올해에도 해소되긴 어렵다”고 했다. 올해 임대차 시장이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7월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신규 계약이 늘어나면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 시장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서울 아파트#거래 절벽#집값#전셋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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