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주식시장 공약…증권가 평가는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28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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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선거가 다가올수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주식시장 관련 공약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증권거래세 폐지와 공매도 개선 등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방안이 쏟아지는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일시적인 포퓰리즘성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보다 면밀하고 구체적인 정책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28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코스피지수 5000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최근 경제전문 유튜브채널 ‘삼프로TV’를 통해 “(국내 증시는 해외 선진국에 비하면 정말 너무 저평가됐다”며 “그 점만 정상화돼도 4500은 가뿐히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과거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요소가 크게 이유가 된 것 같다”면서 “지금은 불투명성이 있다. 혹시 여기에 투자했다 나도 소위 ‘개미핥기’ 당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조작에 대한 단속률도 낮고, 힘 센 영역에서 벌어지면 다 무마되다 보니 시장을 믿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제 자체가 왜곡돼 있다”고 강조했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통해 투명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면서 증시 활황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주식 양도소득세와 관련해 장기보유자에 대한 세제혜택 필요성과 공모주 청약 시 개인투자자에 대한 비율 확대 등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4500~5000이란 지수는 선언적인 수치이지 단기간에 오를만한 밴드는 아니다”라며 “미국 등 해외시장 상황과 코로나19 확산 등 대내외 변수가 변동성 확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달러화 강세로 미 증시 산타랠리와 탈동조화(디커플링)된 코스피 약세가 나타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불공정거래를 엄단한다는 취지의 방향성은 좋으나 자칫 자유로운 투자를 저해해 시장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면서 “앞으로 대선이 다가올수록 여당과 후보 측은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시장 정책 내용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전날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 등을 앞세운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주식양도세 도입시점에 맞춰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다섯 분 중 한 분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 주식시장에서는 기업 성장의 과실이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국민들께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보다 공정한 시장 제도를 만들어 우리 기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윈윈하는 선진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자본시장 정책 공약은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 지원 강화 ▲신사업 분할 상장 시 투자자 보호 강화 ▲내부자의 무제한 지분 매도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업계에서는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내부자의 무제한 지분 매도 제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증권거래세 폐지는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만한 내용”이라면서도 “내부자의 무제한 지분 매도 제한은 현행법상 위헌 소지가 높다”고 평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반대하는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전면 폐지가 아닌 투자자 보호를 앞세운 정책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엄벌을 강조했고, 이 후보는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도입을 공약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개별종목에 대한 공매도 서킷브레이커는 과열종목 지정으로 이미 하고 있고, 시장 전체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공매도 중단 조치로 하고 있다”며 “여기에서 더 강화하거나 새로 도입한다는 것은 결국 공매도 전면 중단밖에 없는데 이는 글로벌 자본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된다면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된다”면서 “이 후보의 무차입 공매도 관련 공약 역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후보와 윤 후보 양측 모두 자본시장 관련 정책 공약이 큰 틀의 방향성만 있고 알맹이는 빠져 있다”며 “현재 시행되는 제도를 면밀히 살핀 후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세밀한 내용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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