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에 휘청인 한전 ‘어닝쇼크’…내년 전기요금 또 오르나

뉴시스 입력 2021-11-13 12:05수정 2021-11-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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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사장 정승일)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수천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한전의 연간 실적도 수조단위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이 전분기 대비 킬로와트시(kWh)당 3원 오른데 이어 내년에 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3일 한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누계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4조2824억원 감소한 1조1298억원이다. 같은 기간 누계 매출은 전력 판매량 증가로 1조1794억원 늘어난 45조564억원이었다. 3분기만 보면 영업손실은 9367억원으로2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 발표 전 증권가에서는 한전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수준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는데, 사실상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치솟은 에너지값, 멈춘 전기료…3분기 영업손실만 1조 육박

한전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비용은 연료비와 구입전력비 상승으로 전년 대비 5조4618억원이나 늘었다. 연료비가 오른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데다 에너지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한전은 유가에 오락가락하는 실적을 안정화하기 위해 지난해 연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2·3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제동을 걸었고, 연료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한전의 적자 확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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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올해 1~3분기 한전 자회사 연료비는 1조8965억원 늘었고,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2조8301억원 증가했다. 값싼 석탄 화력 발전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이용이 제한됐고, 전력 수요가 늘자 비싼 LNG 발전량은 늘어서다.

신재생에너지 의무이행(RPS) 비율이 7%에서 9%로 늘어난 점도 비용 부담을 키웠다. RPS는 설비용량 500㎿ 이상의 발전사가 전체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제공하게 하는 제도다. 한전은 발전사들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비용과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하는 비용을 보전하고 있다. 즉, RPS 비율이 높아질수록 한전의 부담도 커진다. 이 밖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및 송배전 설비의 감가상각비 증가로 기타 영업비용은 7352억원가량 늘었다.

◆4분기 전기료는 올랐지만 올해 4조원대 적자 전망

이런 가운데 연료비 상승세가 계속되면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4분기 전기요금이 오른 것만으로는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아서다. 특히 동절기를 맞아 난방 수요가 늘면 국제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국제유가의 경우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 10월 평균 배럴당 81.2달러를 찍었다. 국제 유가는 전기 생산에 필요한 연료 중 LNG와 벙커C유(BC유) 등의 가격과 연관이 크다.

한전의 실적과 관련해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국제 유가와 석탄 가격 급등으로 3조원 이상의 적자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료비 연동제의 확실한 정착, 원자재 가격의 추세적 하락 전환 중 하나라도 없다면 실적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한전과 발전 자회사는 올해 4조원대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낸 ‘2021~2025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1조9515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올해는 3조2677억원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6개 발전 자회사의 예상 적자 규모는 7575억원에 달한다.

내년까지 원료비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 한전 재무구조는 더 나빠지게 된다. 문경원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80달러 초중반의 유가가 유지되면 한전은 2022년 연간 6조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이 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기요금은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분기 최대 3원, 연간 기준으로는 누적 5원까지 올릴 수 있다.

◆한전 사장도 전기료 인상 가능성 시사…“조정 요인 있다면 협의”


정승일 한전 사장도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원료비 상승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사장은 “올해 석탄의 가격 상승률이 300%를 넘고, LNG 가격 변동 폭도 사상 최대”라고 말했다. 또한 “연료비 조정 요인이 있다면 (정부와) 조정 협의를 할 것이다”며 “적정 원가 보상이라는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원칙이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내년 전기요금 산정에 필요한 기준 연료비(직전 1년 평균 연료비)를 조정할 수도 있다. 기준 연료비는 전기요금 개정월을 기준으로 최근 1년 단위로 산정한다. 정 사장은 “(추후) 정부와 기후환경요금, 기준 연료비, 총괄 원가를 어떻게 할지 협의해야 한다”며 “올해 처음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했기 때문에 시기, 방법은 정부와 협의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3원 대선이 있고, 높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리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물가 관리를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전기요금을 올리면 다른 공공요금의 인상 압박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

한편 한전은 3분기 실적 설명 자료에서 연료가격 상승 영향에 대한 대응으로 “단위당 전력공급비용을 3% 이내로 억제하는 등 고강도 경영효율화 노력을 경주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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