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요소수 확보 물량 ‘3개월치’…문제는 반입시점 ‘안갯속’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10일 2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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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 트럭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10/뉴스1
주유소에 트럭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10/뉴스1
한 요소수 생산 공장에서 요소수가 생산되고 있다. 2021.11.10/뉴스1
한 요소수 생산 공장에서 요소수가 생산되고 있다. 2021.11.10/뉴스1
정부가 요소수 대란에 따른 원자재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향후 수개월은 ‘보릿고개’ 같은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부가 끌어모은 대략 3개월 수준의 물량은 빠른 시일 내 도입하기 어렵다고 정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물류 업계와 버스 운행 업체 입장에서는 아직 한 치 앞이 막막한 상황이다.

10일 정부가 지금까지 밝힌 요소 확보 물량을 살펴보면 Δ중국에 통관 대기 중인 가계약 물량 1만8700톤(t) Δ민간 업체에서 확보한 3000t Δ베트남 수입 물량 5200t Δ국회 대표단이 멕시코 현지에서 약속 받아낸 1200t 등이 존재한다.

이를 모두 합치면 2만8000t가량으로, 요소를 3배 희석해 요소수를 만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넉넉잡아 8400만리터(ℓ) 이상의 요소수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를 국내 하루 요소수 사용량(환경부 추산) 60만리터로 나누면 대략 141일이 나온다.

단 여기엔 차량용만 아니라 산업용 요소도 다량 포함돼 있기에 실제 소진 시기는 훨씬 짧아진다.

국내 재고도 아예 동난 것은 아니다.

정부가 국내 요소수 재고량을 합동 조사한 결과, 299개 업체에서 차량용 요소수 1561만ℓ와 산업·공업용 요소수 749만ℓ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차량용 기준으로 26일 정도 사용 가능한 양이다.

정부는 국내외에서 확보한 물량과 현재 남아 있는 재고를 모두 합쳐, 2개월 반 정도면 다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아직 파악하지 못한 국내 보유량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3개월까지도 물량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제3차 요소수 합동 대응회의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약 2.5개월치 차량용 요소수를 보유한 셈”이라면서 “이미 확보한 호주 수입 물량, 중국과 베트남 수입 예정 물량, 현장 점검을 통해 파악한 국내 보유 물량, 군부대 예비분 등을 합치면 그렇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 더욱 절실한 문제는 정부가 확보한 총량보다 ‘반입 시점’이다.

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힌 요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베트남 수입 예정 물량의 경우, 언제쯤 우리 땅을 밟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정부가 최대한 국내 반입 시기를 전망해 봐도 결국은 이달 말~다음 달 초 들어오리라고 자체적으로 희망할 뿐이다.

자칫 중국에 많은 요소 물량이 묶여서, 중국의 손만을 바라보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예컨대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중국으로부터 우리 기업이 국내에 들여오기로 계약한 물량 1만8700t(차량용 1만300t)에 대한 수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확인을 받았다. 여기에 국내 한 업체의 차량용 요소 300t(요소수 환산 시 약 90만ℓ)이 오는 18일쯤 출항할 것이라는 답변도 받아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중국 대기 물량의) 반입 시점을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기대하기로는 빠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1만여t(이 반입되리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중국과 기계약 물량 1만8700t이 지금부터 (통관 절차가)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실제 검사하고 선적한 후에 배에 싣고 오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회사마다 일선 작업 여하에 따라 빨리 올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늦을 수 있다.) 변수가 많다”고 예상했다.

결국 당장에 요소수가 절실한 물류 업계는 그나마 빠르게 투입 가능한 군 비축분 20만리터, 호주 수입분 2만7000ℓ, 국내 업체를 훑어서 찾아낸 600만ℓ(요소 2000t) 등으로 근근히 버틸 수밖에 없다. 모두 합해도 10여일치에 불과하다.

베트남 산업용 수입분만 해도 12월 초에야 국내 도입될 예정이다. 게다가 이 요소는 차량용으로 사용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허이재 전국전세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1만8000여t의 요소를 중국에서 수입 재개한다고 확인했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솔직히 못 믿겠다”고 지적했다.

허 위원장은 “이것은 (아직) 미정인 것”이라며 “(중국의 의사만) 확인된 것을 기정사실화해서 당장 요소수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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