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코로나 이전으로 U턴하는 통화정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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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통해 금융 및 실물경제 회복을 지원했다. 내년엔 그동안 아낌없이 풀었던 유동성에 대한 회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높다.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는 금융 불균형에 대한 리스크를 강조하며 금리 정상화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금융 불균형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게 치솟았다. 금융 불균형 누증은 자산 가격의 버블을 초래해 예상치 못한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가계 소비 및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실물경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정부는 가계부채 정상화를 위해 강력한 대출 억제 정책과 함께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조합을 병행했다. 그 결과 내년 상반기(1∼6월) 말로 갈수록 가계부채 증가율은 정부 목표치인 4%대에 근접할 것이다.

다만 가파른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올 4월부터 2%를 웃돌고 있다. 코로나19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백신 접종률 확대로 이연 수요가 확대되면서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칭이 지속되고 있다. 친환경 정책이 원자재 가격 인상을 유발하는 ‘그린플레이션’과 미국 고용 시장에서 구인자가 구직자를 초과하는 ‘미스매칭’도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내년 상반기엔 2%를 상회하지만 하반기(7∼12월)에는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물가에 근거한 통화정책 정상화 여력도 연말로 갈수록 고갈될 수 있다.

올 11월 한은 금통위에서는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올해 두 차례에 이어 내년에도 두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돼 내년까지 기준금리 1.50%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내년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고 내년 상반기 전후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2014∼2016년 당시처럼 테이퍼링 이후 기준금리 인상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르다. 코로나19 이후 기업 투자 확대로 견고한 경기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인플레이션과 강한 고용 수요, 글로벌 통화정책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미국은 내년 말에도 충분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통화정책#코로나 이전#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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