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매각 불발된 소비자금융 단계적 청산

신지환 기자 입력 2021-10-26 03:00수정 2021-10-2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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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7년만에 기업금융만 남겨
직원 2500명 구조조정 갈등 예고… 당국, 소비자 보호조치 나설 방침
한국씨티은행이 6개월가량 추진해온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에 실패하면서 해당 사업을 단계적으로 청산하기로 했다. 2004년 옛 한미은행을 인수하며 출범한 씨티은행은 17년 만에 소매금융과 카드 사업을 철수하고 기업금융만 남게 된다.

고객들의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2500여 명에 이르는 소매금융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놓고 노사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소비자 보호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씨티은행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최종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사업을 다른 법인에 팔지 않고 기존 고객과 직원들을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청산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은 4월 모기업인 미국 씨티그룹의 사업 전략 재편에 따라 소매금융 부문 매각에 나섰다. 당초 전체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 희망자를 찾기 어려워 카드, 자산관리 등 우량 사업을 떼어내 매각하는 부분 매각 등을 저울질해왔다. 하지만 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인건비 부담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매각 작업은 결국 불발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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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이날 “기업금융에 대한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 자발적 희망퇴직을 포함한 직원 및 소비자 보호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출구전략 대고객 안내’ 홈페이지를 별도로 만들어 폐지 절차를 알리고 있다. 예·적금, 대출, 카드 등 소매금융 상품의 신규 판매는 모두 중단될 예정이다. 기존 고객들은 만기나 해지 전까지 동일한 조건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대출 연장이나 카드 갱신에 대한 내용은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소매금융 직원 2500여 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씨티은행은 노조와 합의한 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한편 잔류를 원하는 직원들은 기업금융 부문으로 재배치할 방침이다. 노사는 앞서 23일 최대 7억 원 한도에서 정년까지 남은 급여를 100% 보상하는 희망퇴직 조건에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희망퇴직 합의와는 별개로 단계적 폐지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노조 측은 “청산 결정을 철회하고 재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조치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씨티은행에 사전 통보했다. 금융위원회가 27일 정례회의에서 조치명령을 의결하면 씨티은행은 고객 보호 및 인력 재편 방안 등을 포함해 세부적인 청산 계획을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씨티은행#매각 불발#소비자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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