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 3000만원 돌파…文정부 들어 38%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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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4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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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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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민영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처음으로 3000만 원(3.3㎡)을 넘어섰다. 최근 들어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분양가 규제책의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 서울 평균 분양가, 사상 처음 3000만 원 넘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17일 공개한 ‘7월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는 921만1000원이었다. 이를 3.3㎡ 기준으로 환산하면 3039만6300만 원이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최근 1년간 분양보증서를 발급한 사업장의 평균 분양가를 전수 조사해 산정한 결과이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1㎡ 기준으로 900만 원, 3.3㎡ 기준으로 3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달(1㎡당 883만1000원·3.3㎡ 2914만2000원)보다는 4.30%, 1년 전(811만 원·2676만3000원)과 비교하면 14% 가량 오른 수치다.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666만7000원(3.3㎡ 기준·2200만1100원)이었다. 이후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다가 1년 4개월 뒤인 2018년 10월(737만8000원·2434만7400원)에 700만 원선을 넘었다. 그리고 8개월 뒤인 2019년 6월에 810만 원(2673만 원)으로 올라서며 또다시 800만 원선도 뚫었다.

● 서울 아파트 분양가 오름세 커졌다
이런 과정에서 최근 들어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전월 대비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선 때는 모두 5차례에 불과하다. 2018년 10월에 5.50%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7년 9월(5.44%)과 지난달(4.30%), 지난해 12월과 2019년 6월(4.03%)의 순으로 뒤를 잇는다.

특히 올해의 경우에는 5월에 1.65%, 6월에 1.90%가 각각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 또다시 오름폭을 키웠다.

규모별로 보면 선호도가 높은 60㎡ 초과~85㎡ 이하는 951만9000원으로 전월(785만4000원)보다 21.2% 오르며 가격 오름세를 이끌었다. 60㎡ 이하(전용면적 기준) 아파트는 948만1000원으로 전월(895만 원)보다 5.9% 상승했다.

반면 85㎡ 초과~102㎡ 이하는 697만5000원으로 전월(702만 원)보다 오히려 소폭 떨어졌다.

● 분양가 규제 실효성 논란 불거질 듯
현 정부는 출범 이후 분양가 규제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새 아파트 분양가가 높게 책정돼 주변에 위치한 기존 주택 집값을 자극해 전체 집값을 끌어올리는 일을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특히 2018년 하반기 이후 서울의 분양가 상승이 집값 상승률보다 3배 이상 높아지는 상황이 펼쳐지자 2015년 사실상 폐지됐던 ‘분양가 상한제’를 부활시켰다. 2019년 10월 민간택지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이다.

이 법은 지난해 7월29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당초 10월 입법 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3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면서 늦춰졌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지역은 서울 18개 구(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서대문·중·광진·강서·노원·동대문·성북·은평)의 309개 동과 경기도의 광명 하남 과천 등 3개 시의 13개 동이다.

문제는 이런 분양가 규제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급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에 있다. 전문가들은 “각종 연구분석 결과를 보면, 주택공급량이 적을 때는 분양가상한제가 주택가격을 인하하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따라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분양가 상승은 현재 시장에서 원하는 충분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값 상승과 함께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확실한 공급 확대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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