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중단한 농협에 이어 시중은행들도 대출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0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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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이 11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일부 시중은행들까지 전세자금대출 등을 중단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연일 규제 강화를 예고하며 압박하자 시중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자체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9월 말까지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3분기(7~9월) 한도가 승인 건수 기준으로 전부 소진돼 일시 중단했다”며 “취소되는 경우가 생기면 제한적으로는 취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도 대표적인 부동산담보대출인 ‘퍼스트홈론’의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달 30일부터 이 상품의 전결 우대금리도 0.2~0.3%포인트 낮춘다. 올 6월 말 현재 SC제일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4%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연 5~6%에 육박하는 만큼,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판매 중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농협은행은 이달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가계의 신규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기존 대출의 증액이나 재약정도 취급하지 않는다. 전세자금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아파트 집단대출 등도 이 기간 모두 중단한다. 또 신용대출은 연소득 범위 내에서 최대 1억 원까지 해주기로 했다. 다만 23일까지 접수된 대출에 대해서는 기존 규정에 따라 심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부동산을 담보로 한 긴급 생계자금대출은 지금처럼 받을 수 있다.

금융권에선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출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며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고 후보자는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던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시기를 앞당기거나 제2금융권의 DSR 규제를 강화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했던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관리에 나섰다. 이날 오전 농협중앙회 등의 임원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제출받았다. 농협은행과 함께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은 농협중앙회도 농협은행과 비슷한 대출 중단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18, 19일 제2금융권 협회장·대표이사(CEO) 등을 만나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자체적인 관리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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