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밀리고, 수입차에 치이고…르쌍쉐 고사위기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20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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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에 이어 르노삼성자동차 지분 19.9%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며 외국계 국산 완성차와 협력사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수입차들의 공세에 몰려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의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는 공격적으로 상품성 높은 신차를 내놓으며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 역시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플렉스 문화’를 타고 올 상반기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의 합산 점유율은 10%를 밑돌았다. 한국지엠이 3.3%, 르노삼성이 3.0%, 쌍용차가 3.0%로, 합산 점유율 9.3%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합산점유율 13.8%(한국지엠 3.6%·르노삼성 5.8%·쌍용 4.4%)에 비해 4.5%p 떨어진 수치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올 상반기 합산 점유율은 71.8%로, 합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70.6%에서 올 상반기 71.8%(현대차 41.5%·기아가 30.3%)로 1.2%p 증가했다.

수입차 역시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18.1%에 이르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3.1%p 증가한 수치다. 4억원 이상 초고가 차량의 내수 판매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수년째 실적악화가 이어지며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의 기초체력도 악화했다.

르노상성 2대주주인 삼성카드는 지난 19일 “보유 중인 르노삼성자동차 지분(19.9%)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삼성카드는 “매각방식, 대상 및 절차 등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카드는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 투자설명서를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르노삼성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2대주주 자리를 지키는 것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에서는 다수 완성차업계와 전장사업 협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르노삼성과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2018년 하만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이후 꾸준히 전장사업을 확대했다.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 등 완성차업계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실적이 악화하며 삼성카드가 받고 있는 배당금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도 지분 정리의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산업이 호조를 보였던 2016년의 경우 삼성은 배당금 617억원, 상표권 사용료 500억원 등 1100억원 이상을 르노삼성으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수년째 르노삼성의 실적이 악화하고,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적자가 발생하며 삼성카드와 삼성전자·삼성물산은 배당금과 상표권 사용료를 전혀 받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르노삼성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내수와 수출을 합해 5만592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했다.

17분기 연속 적자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쌍용차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다음달 15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쌍용자동차 인수전에는 11개 기업이 참여했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판매 4만314대 ▲매출 1조1482억원 ▲영업손실 1779억원 ▲당기 순손실 1805억원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계속 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지난해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쌍용차 매각주간사는 오는 27일까지 VDR(가상데이터룸)을 통한 회사 현황 파악, 공장 방문 등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달 15일 오후 3시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키로 했다. 업계는 이번 인수전이 재계순위 38위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년째 연속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지엠의 경우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며 3000명을 감원하고, 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3000억원대의 적자를 내며 5조원대 누적손실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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