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도 “메타버스”… 가상 설계-주행 척척

신동진 기자 입력 2021-08-11 03:00수정 2021-08-11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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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 산업서도 각광
페라리는 3억 원대 슈퍼카 ‘296 GTB’의 내장까지 실물처럼 재현한 가상 모델을 메타버스 게임인 포트나이트에서 공개했다. 트위터@EndymionFN 캡처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는 내년 출시 예정인 하이브리드 신차 ‘296 GTB’를 3차원(3D)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최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는 6월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쏘나타 N라인’ 가상현실(VR) 시승회를 열고 있다.

두 회사가 가상공간에서 신차를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은 게임 개발용 게임 엔진을 이용해 실제 차량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가상의 차 구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페라리는 실제 설계 및 제원 데이터로 내·외장은 물론이고 순식간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부스터 기능과 배기음 등을 그대로 살렸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가상과 현실을 허무는 ‘게임 엔진’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 엔진은 3D 가상공간을 만들어 캐릭터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개발 도구를 말한다. 실제 차량이나 시설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디자인, 설계, 주행 테스트 등 시뮬레이션에 활용하는 메타버스 기술이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중후장대 산업에 침투하고 있다.

BMW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구축한 가상 공장 이미지. 실제와 같은 시뮬레이션으로 신차 설계 변경과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BMW홈페이지
독일 BMW그룹은 올 4월 실제 공장과 똑같이 구현한 ‘가상 공장’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차량 1대당 100개 안팎의 옵션을 반영해 하루 1만 대씩 생산하는 공장에서 부품 위치와 이동 경로, 라인을 변경해 가면서 불량률과 생산효율을 검증하는 식이다. 볼보는 2019년부터 신차 프로토타입 및 디자인, 능동형 안전 기술평가 작업에 증강현실(AR)을 적용했고, 폭스바겐은 전 세계 생산현장 120곳의 인터랙티브 3D 공간을 만들어 실시간 협업과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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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각광받는 이유는 설계·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VR로 신차 디자인 품평회를 진행하면 대당 1억 원 가까이 드는 모형차 제작비를 아낄 수 있고 실물처럼 정교하게 렌더링(컴퓨터그래픽)한 이미지를 통해 오류 검증도 간편해진다. 자동차를 생산하기 전에 가상 모델로 미리 광고 동영상을 찍거나 게임 등 온라인 플랫폼에 노출시켜 이용자들의 선호를 미리 조사할 수도 있다.

게임 엔진은 자율주행 고도화를 앞당기고 있다. 수만 개의 가상 환경 도로를 만들어 자율주행차의 눈과 뇌 역할을 하는 부품들을 훈련시킬 수 있다. 3D 개발 플랫폼 업체 유니티 등 게임 엔진 개발사들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는 “산업계의 디지털화가 빨라지면서 게임 엔진 적용 범위가 자동차·건축·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기업 엔비디아는 어두운 터널 내부 그림자까지 실제처럼 재현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엔진 ‘드라이브 심’을 곧 출시한다.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만도는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자율주행 카메라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작업자가 스마트폰으로 설계 도면을 확인할 수 있는 ‘무도면 증강현실(AR) 솔루션’으로 연간 133만 장의 도면 출력 비용을 줄였다. 삼성중공업 제공
조선, 기계 분야에서도 메타버스 이식이 활발하다. 삼성중공업은 실제 컨테이너와 같은 실물 모형을 만들거나 작업자가 높은 위치에 올라 직접 체크해야 했던 품질검사를 3D 스캐닝 기반 가상조립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 현장의 물리적 요소를 가상환경으로 옮기는 디지털 트윈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고도화되면 MR(혼합현실) 헤드셋을 통해 멀리 떨어진 친구가 3D 아바타로 동승하거나 조수석에 앉은(것 같은) 가상 비서로부터 관광 안내를 받는 시대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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